[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 국채 수익률이 2011년 중반 이후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전 세계 국채 수익률과 미달러가 동반 상승하고 있는 반면, 세계증시는 하락하고 있다.
미국 서비스부문 경기가 1997년 8월 이후 최고 확장세를 보였다는 소식에 오는 5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고용 보고서에서도 서프라이즈가 기대돼 미 국채 수익률 급등세가 시작됐다.
이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경제전망이 ‘상당히 긍정적’이고 금리가 ‘중립 수준’을 넘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전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18%를 찍었다. 이후 오름폭을 더욱 확대하며 간밤 3.2325%까지 올라 2016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된 이후 최대 일일 오름폭을 기록했다.
현재 시장은 오는 12월 연준의 금리인상 확률을 80%로 잡고 있다.
런던캐피탈그룹의 리서치 헤드인 재스퍼 롤러는 “시장은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얼마나 갈지 파악 중인데, 현재로서는 금리인상 주기가 예상보다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미 국채 수익률을 따라 아시아와 유럽 국채 수익률도 상승하고 있는 반면, 신흥국 증시는 하락하고 있다.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 신흥국 통화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자본 유출 압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1.7% 하락했다.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만 증시가 모두 하락했다.
엔화 하락으로 수출주가 탄력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채 수익률이 상승해 일본 닛케이 지수도 0.3% 빠졌다. 유럽 증시도 0.6% 하락 출발했으며,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도 0.4% 내리며 뉴욕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유로존 국채 수익률도 급등하고 있으나, 미국 수익률이 워낙 급등한 탓에 미국과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 격차는 약 275bp(1bp=0.01%포인트)로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유로존 채권시장 기준물인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55%로 4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BZ뱅크의 르네 알브레트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금리를 중립 수준 위로 끌어올린다면, 경제에 대해 상당히 낙관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 이는 유로존 경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유로존 경제가 개선되면 유럽중앙은행(ECB)도 내년에 금리인상에 나서기가 쉬워져, 이러한 전망이 이날 유로존 국채 수익률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이틀 연속 하락 중이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정이 재정적자 목표치를 낮추고 향후 3년 간 부채를 줄이겠다고 발표해, 최근 정부의 지출 확대 계획으로 촉발된 재정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3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목표치를 2019년 2.4%, 2020년 2.1%, 2021년 1.8%로 점차 낮추겠다고 밝혔다.
외환시장에서는 미달러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6주 만에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4년 만에 최고치에서 후퇴 중이다. 미국 원유재고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지난 9월 비공개로 증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유가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
런던 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86달러20센트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76달러35센트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좁은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며 온스당 1199.4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 1개월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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