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기업의 실적 호조가 뉴욕증시의 사상 최고치 랠리에 모멘텀을 제공한 가운데 실상 유기적인 이익 증가가 아닌 자사주 매입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주장이 나왔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한 데 따라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었고, 이 때문에 주당순이익(EPS)가 실제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는 ‘화장발’ 효과가 나타났다는 얘기다.
24일(현지시각) S&P 다우존스 지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P500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189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매입액이 같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자금은 상당 부분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에서 동원됐다는 분석이다. 세금 인하 전 6분기 동안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1370억달러를 넘지 못했다.
이는 기업 순이익을 부풀리는 결과를 가져왔고, 자사주 매입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착시효과가 더욱 두드러진다.
애플은 2분기 1억128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같은 기간 EPS 2.34달러 가운데 5센트가 주식을 사들인 결과로 파악됐다.
유니언 퍼시픽은 2분기 유통주식의 4%에 달하는 물량을 사들였고, 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2분기 순이익 총액이 감소한 상황에 EPS가 증가, 자사주 매입에 따른 반사이익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로이터에 따르면 2분기 S&P 500 기업의 EPS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25% 급증했다. 이는 순이익 총액보다 2%포인트 높은 수치다.
기업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주가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연출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옥석 가리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 힘을 얻고 있다.
S&P 다우존스 지수의 호워드 실버블라트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특정 주식을 매입하기 앞서 자신이 무엇에 대한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 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1분기 S&P500 기업 가운데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종목이 78%에 달했고, 2분기 역시 이와 흡사한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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