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헤지펀드를 포함한 이른바 스마트머니가 몸을 낮추고 있다.
뉴욕증시의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지만 레버리지를 연중 최저치로 낮추는 등 적극적인 상승 베팅보다 리스크 헤지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아마존 패키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와 함께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을 중심으로 한 IT 섹터의 변동성 헤지 물량이 대폭 늘어났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신흥국의 위기 상황이 광범위하게 전염되는 상황에 선진국 금융시장이 장기적으로 저항력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또 골드만 삭스가 뉴욕증시의 베어마켓 진입을 경고하는 등 무역 마찰에 따른 리스크 경고가 꼬리를 물면서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는 분석이다.
14일(현지시각) 모간 스탠리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의 순 레버리지는 49%를 기록해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투기거래자들의 리스크 감내를 측정하는 바로미터로, 지난 3월 60%를 웃돌며 고점을 찍은 뒤 최근 가파르게 하락했다.
헤지펀드 업계가 주식 노출을 꺼리는 것은 글로벌 증시에 대한 S&P500 지수의 상대적인 강세가 지속될 수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올들어 2분기 연속 S&P500 기업이 24%에 이르는 이익 성장을 기록했고, 2분기 미국 경제가 4.2%의 강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주가에 버팀목을 제공했지만 관세전의 충격과 신흥국 위기 사태의 파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월가 투자은행(IB)의 지적이다.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8% 이상 급등, 같은 기간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 지수 상승률인 3.3%를 크게 앞질렀다.
뿐만 아니라 중국을 포함해 신흥국 증시가 연이어 베어마켓에 진입하는 상황과 커다란 대조를 이뤘다.
뉴욕증시의 ‘나홀로 상승’에 대한 경계감은 IT 섹터의 하락 리스크 헤지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월가 트레이더의 나스닥 지수 손실 헤지를 위한 옵션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나스닥 지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XN이 S&P500 지수 변동성을 나타내는 CBOE VIX에 비해 3.8% 높은 수준을 보이는 한편 나스닥100 지수가 지난달 29일 기록한 최고치 대비 2.3% 밀리자 추가 상승을 둘러싼 회의론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위든 앤 코의 마이클 퍼브스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기술주 하락에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여전히 취하고 있지만 잠재적인 손실 리스크에 대한 헤지가 부쩍 늘어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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