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무역전쟁과 실물경기 하강 기류 속에 중국 정부가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선다.
성장률 둔화와 기업의 투자 위축,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에 따른 충격이 우려되는 상황이 이번 채권 발행은 해외 투자자 신뢰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중국과 미국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중국 정부가 30억달러 규모로 이달 달러하 표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채권은 각각 5년과 10년, 30년 만기로 발행될 예정이며, 중국 정부가 이미 국내외 10여개 투자은행(IB)을 접촉하며 채권 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수순에 나섰다.
이에 따라 중국은 1년 사이 두 번째 달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셈이다. 특히 이번 국채 매각은 시기적인 특성상 투자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총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대규모 관세 도입에 따라 주식시장이 15%에 달하는 급락을 연출했고, 위안화 가치도 동반 하락한 상황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실물경제에 대한 관세 파장은 시간을 두고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며,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경우 위안화가 급락할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됐다.
아울러 실물경기의 하강 기류도 채권 발행에 비우호적인 여건으로 꼽힌다. 성장률 둔화가 뚜렷한 가운데 기업의 고정자산 투자와 공공 프로젝트가 올들어 일제히 후퇴했다.
채권 발행 금리도 관심사다. 지난해 10월 20억달러로 발행된 5년물과 10년물 달러화 표시 채권은 같은 만기의 미국 국채 수익률과 거의 같은 수준에서 발행됐다.
중국 국가 신용등급이 미국에 비해 3~4단계 아래지만 대규모 입찰 물량이 홍수를 이루며 발행 비용을 제한했다.
하지만 지난 1년 사이 채권 가격은 하락했다. 2022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은 3.2%로, 같은 만기의 미국 국채 대비 0.3%포인트의 스프레드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발행 당시 0.15%포인트에서 두 배 뛴 수치다.
10년 만기 국채의 스프레드 역시 0.45%포인트로, 1년 전 발행 당시 0.25%에서 상승했다.
1년 전에 비해 발행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중국 정부에 자금 조달을 위한 기회라는 의견도 나왔다.
싱가포르 소재 실버데일 펀드의 산제이 구글라니 최고투자책임자는 WSJ과 인터뷰에서 “장기 금리가 여전히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중국 정부에 자금 확보를 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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