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캐피탈, 기업대출 집중...IB본부와 시너지 구상
'채권맨'에서 'IB맨'으로 변신...키움證 IB부문 성장 주역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정통 IB맨' 최창민 전 키움증권 IB사업본부장이 내달 출범 예정인 키움캐피탈 수장으로 발탁,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키움증권 IB(투자은행)본부의 성장을 이끌었던 최 대표는 최근 키움캐피탈의 조기 안착과 IB본부와의 시너지 확대라는 중책을 맡은 상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최창민 키움캐피탈 대표. 2018.05.08 yooksa@newspim.com |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캐피탈 초대 대표로 내정된 최창민 전 본부장은 현재 키움캐피탈로 출근하며 초기 조직세팅과 인력을 충원중이다.
증권가에선 IB본부장에서 계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최 대표를 눈여겨 보고 있다. 증권사에서 IB본부장 출신이 계열사 사장까지 승진한 사례가 흔치 않아서다. 다만 증권업계 일각에선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를 시작으로 IB맨 전성시대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IB부문이 증권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며 IB부서장이 최고경영자(CEO)로 가는 사례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키움캐피탈은 키움증권의 별도 자회사로 이르면 10월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지난달 법인 설립을 마치고 금융감독원에서 사업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키움그룹은 키움캐피탈을 금융계열사 중 자본금 규모 2위 계열사로 키울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피탈 설립에 맞춰 키움증권은 키움캐피탈에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해 온 키움증권은 캐피탈 설립으로 수익 다각화와 더불어 종합금융사 플랫폼 구축 행보도 본격화하는 상황. 현재 키움증권은 키움저축은행과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인베스트먼트 등을 금융 자회사로 두고 있다.
키움증권 계열사 [사진=키움증권] |
우선 최 대표는 기업대출 위주로 사업을 시작하며 기업금융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IB본부가 투자와 유동화, 인수 역할을 담당했다면 캐피탈은 증권사가 못했던 대출 영역을 담당한다. 키움캐피탈이 기업금융 분야에서 제때 자금을 공급해 키움증권의 IB본부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캐피탈의 영업 타깃이 증권 IB와 동일한 만큼 최 대표가 캐피탈을 운영할 적임자로 꼽힌다.
키움증권 안팎에선 이번 인사엔 키움 IB본부를 이끈 최 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키움증권의 IB본부는 최 대표의 리더십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가 다우키움그룹 출신이 아님에도 김익래 회장의 인정을 받는 것만 봐도 그렇다"고 귀띔했다.
최 대표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산업증권, 신흥증권(現 현대차증권) 등을 거쳐 2009년 키움증권에 합류했다. '채권맨'에서 'IB맨'으로 변신하며 키움증권의 IB부문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그는 중소형 증권사인 키움증권에서 종합 IB의 길을 고집해 왔다. 부동산 PF가 돈이 된다해서 인력과 자본을 한 분야에 집중하지 않고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을 고루 키우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IB업계에선 산업은행 출신인 최 대표가 안정적인 조직 운영에 집중하며 키움증권의 IB 초기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안정성에 무게를 두다보니 키움증권이 회사 규모보다 IB본부를 슬림하게 운영한다는 반응도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최 대표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사와 경쟁하는 큰 딜에 치중하기보단 좋은 인력이 떠나지 않는 조직을 꾸리려 노력했다"며 "부동산 부문엔 최 대표와 15~20년씩 같이 일한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0년 한국투자증권에서 키움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이재원 상무, 장지영 이사, 구본진 이사 등 키움증권의 IPO 핵심 인력도 8년 동안 최 대표와 동고동락하며 중소·벤처기업 특화 하우스의 입지를 다져왔다.
IB부분 실적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키움증권의 IB사업본부 영업이익은 2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3% 늘었다. 전체 영업이익 2001억원 중 IB본부 영업이익이 10.58%다. 올해 처음으로 반기 기준 10%를 넘어섰다. 지난해 전반기 IB사업본부 영업이익은 115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였다.
ECM에선 올해 상반기 오스테오닉, 린드먼아시아, 아이큐어, 액트로 등 4건의 상장을 주관하고, DCM에선 SK건설(A-), 대한항공(BBB+), 두산인프라코어(BBB) 등 A급 이하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다. 상반기 ECM, DCM의 성과가 맞물려 IB 실적 개선을 일궈냈다.
키움증권은 최 대표의 공백 메우기 위해 IB본부를 기업금융본부와 구조화금융본부로 나눠 본부장을 2명으로 늘리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IB 사업영역을 세밀하게 나눠 IB 역량 강화에 드라이브 걸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키움캐피탈로 사무실을 옮겼지만 당분간 IB 부분도 살피며 전반적으로 기업금융 업무를 살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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