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나홀로’ 최고치 랠리를 연출하는 가운데 주식 자금의 로테이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S&P500 지수와 글로벌 주요국 증시 사이에 밸류에이션 및 등락의 간극이 더 이상 영속되기 어려울 만큼 크게 벌어졌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한편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가 해외 주식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것을 적극 권고하고 나섰다.
주가 최고치 랠리에 환호하는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2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S&P500 지수가 연초 이후 9%에 이르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반면 미국을 제외한 MSCI 세계 지수는 올들어 3% 가까이 하락했다. 유로존과 중국 등 주요 증시 가운데 금융위기 전후 기록한 고점을 갈아치운 곳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미국과 그 밖에 주요국 증시의 탈동조화 역시 역대 최고치 수준에 달했고, 월가는 상황의 반전을 예상하고 있다.
주가 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할 때 S&P500 지수는 나머지 전세계 주식 대비 두 배에 이르는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주가수익률(PER)을 근간으로 보더라도 세계 증시에 대한 미국 주식의 프리미엄은 최고치 수준이다.
IB 업계에는 미국 주식의 비중을 축소하고 해외 주식을 매입할 것을 권고하는 의견이 꼬리를 물고 있다. JP모간과 소시에테 제네랄, 모간 스탠리 등 기관 투자자들은 자금 로테이션이 펼쳐질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골드만 삭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앤더스 닐슨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상승 기류가 뉴욕증시에 쏠린 상황에 커다란 반전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아닉 센 주식 헤드는 “해외 증시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는 경제 펀더멘털과 무역 마찰, 신흥국 혼란 등 다양한 요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2분기 미국 성장률이 4.2%에 달했고, 소비자 신뢰는 1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제조업 지수 역시 14년래 최고치다.
반면 유로존의 소비자신뢰는 1년래 최저치로 후퇴했고, 신흥국 성장률은 7개월래 최저치로 가라앉았다.
무역전쟁 리스크와 신흥국 혼란은 주식 자금을 미국으로 몰았다. 하지만 월가는 10년에 걸친 뉴욕증시의 강세장이 정점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펀드매니저들의 미국 주식 ‘비중확대’ 포지션이 3년래 최고치로 확인됐고, 이는 하락 신호라는 지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의 조사에서 미국 기업의 이익 전망이 후퇴한 것도 뉴욕증시의 전망을 흐리게 하는 요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과 신흥국 주식을 늘릴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과 관세 전면전 속에 두 자릿수의 하락을 기록한 중국 증시와 아르헨티나를 필두로 한 위기 상황에 일격을 맞은 신흥국에 역발상 접근이 유효하다는 의견이다.
신흥국 악재의 상당 부분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데 월가 IB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유로존 역시 경제 지표가 강한 모멘텀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비중 확대 전략에 나설 때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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