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소식통 “광복 후 김일성 개선 연설 보는 것 같았다"
北 보위성, 여론 동향 파악 중…사법당국 긴장
[서울=뉴스핌] 하수영 수습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평양 대집단체조공연장에서 한 연설과 관련해 북한 내 파장이 일고 있고 이를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는 설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6일(현지시간)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당국이 ‘최고존엄의 위대성에 누가 될까봐 촉각을 곤두세우며 여론 동향을 주시 중이라는 말을 소식통들이 전해 왔다”고 보도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평양 시민들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8.09.19 |
RFA에 따르면 평양의 한 소식통은 “남조선 대통령의 육성 연설에 대해 ‘마치 광복 후 김일성 수령님이 군중 앞에서 했던 개선 연설을 보는 것 같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시민도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나조차도 남조선대통령 연설 중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의지를 보였다’고 격려하는 대목에서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남조선은 적대국이라고 교육받았는데 남조선 대통령이 진정성 있는 연설을 하고 김정은 원수님과 두 손을 맞잡고 웃는 모습을 보니 한 민족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남조선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러 온 15만 관중은 당국에서 ‘1호 행사참가자’로 엄격히 선발한 사람들”이라며 “그런 사람들이 남조선 대통령의 연설에 ‘진심이 느껴진다’고 하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그런 감동을 전하면서 사법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19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 온 평양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에 환호하고 있다. 2018.09.19 |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보위성은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비밀리에 여론동향 파악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성에선 평양 민심이 남조선 대통령에게 기울고 있다고 판단해 비밀리에 평양시 각 구역 인민반장들에게 주민 여론동향을 파악하란 지시를 내렸다”며 “이는 남한 대통령의 연설 파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FA는 평안북도의 다른 주민 소식통의 말을 전하면서 실제 주민들 사이에 문 대통령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추석을 보내려고 평양에서 온 친척들과 하루 종일 남조선 대통령 이야기를 했다”면서 “참석자들이 사전에 박수를 치라고 지시를 받긴 했지만 남조선대통령의 겸손하고 진솔한 모습에 감동해 점점 마음에서 우러난 박수를 치게 된 사람들도 많았다”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