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헌재소장과 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재판관 퇴임
헌재, 당분간 4인 체제 유지…유남석 등 후보자 20일 표결 예상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해 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헌법재판관이 6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19일 퇴임했다. 재판관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헌재의 독립성과 헌법정신을 강조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사법시험 폐지' 관련 변호사시험법 위헌확인 선고를 앞두고 대심판정에 착석해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소재 헌재 대강당에서 재판관 5인에 대한 퇴임식을 진행했다.
이날 이 소장은 “헌법 재판의 독립성에 대한 반석같은 신념을 더욱 강고하게 가져주길 바란다”며 “독립성을 바탕으로 불완전한 민주주의를 완성시키는 나침판 역할을 하는 헌법재판을 더욱 발전시켜 주시기 부탁드린다”는 퇴임 인사를 남겼다.
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재판관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김이수 재판관은 “한국 사회에서 입지가 미약했던 진보정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고뇌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대통령 탄핵 사건의 변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팽팽한 긴장의 시간들도 있었다”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차별과 편견 그리고 소외로 인해 그늘진 곳이 있다. 헌법의 따뜻한 기운이 어둡고 그늘진 곳에도 고루 퍼져나가 이 나라가 더욱 건강하게 발전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창종 재판관은 “헌법 수호 및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에서 마지막 공직을 무난하게 마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큰 영광이고 행복했다”며 “제가 처리했던 사건 수가 많은 것을 보면 국민들이 헌법재판을 통한 기본권 보장을 얼마나 열망하고 있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앞으로 날로 증가하는 사건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개인적인 아쉬움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양심적 병역거부' 위헌심판 선고일인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입장하고 있다. 2018.06.28 yooksa@newspim.com |
안창호 재판관은 윤동주의 <서시>를 언급하며 “보편적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역사적 맥락을 파악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며 “무엇이 공법이고 무엇이 공동체의 정의인지,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공동체 구성원의 인권인지, 무엇이 믿음이고 무엇이 공동체의 신뢰인지 항상 심사숙고 하려고 노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강일원 재판관은 “기본권이라는 측면을 놓고 보면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미국이나 일본, 독일, 프랑스 국민보다 적은 기본권을 누릴 이유가 없다”며 “자유·평등·정의를 추구하고 실현하는 데는 그저 우리의 의지, 그리고 공동체 의지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기본권 수호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날 이 소장을 비롯해 5명의 재판관이 퇴임하면서 당분간 헌재는 4인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국회는 이르면 20일 유남석 헌재소장 후보자를 비롯한 김기영·이영진·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본회의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본회의에서 부결되면 헌재의 공백 사태는 다소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자신이 지명한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20일까지 송부해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만일 국회가 이날까지 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대법원장은 그대로 헌법재판관을 최종 지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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