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 비난하는 이들 판결문은 읽어봤나 의문"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 겸 외무장관이 로힝야족 학살사건 취재 중 체포된 로이터 기자들에 '공직 기밀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 형을 선고한 법원의 판결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 세계경제포럼에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 겸 외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1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 아세안 지역회의에 참석한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은 기자들의 수감 사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들은 기자이기 때문에 수감된 것이 아니다"라며, "법원에서 그들이 '공직 기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형을 내린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로이터 소속의 와 론 기자와 초소에 우 기자는 지난해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탄압을 취재하던 중 체포된 뒤 올해 7월 기소됐다. 기자들의 체포 과정에서 함정 수사 논란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지난 3일 양곤 법원은 기자들에 7년 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법원의 판결 직후 미얀마 정부는 언론을 탄압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한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했다.
이날 아웅산 수치는 자신이 법원의 판결문을 읽었다고 강조하며, 법원의 판결을 옹호했다. 그는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제로 법원의 판결문을 읽었는지 궁금하다. 법원의 판결은 표현의 자유와는 관계가 없으며, 공직 기밀법과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판결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들의 일을 한 로이터 기자들에게 7년 형을 선고한 미얀마 법원의 판결에 깊이 유감스럽다"며, "와 론 기자와 초소에 우 기자는 (로힝야족에 대한) 인권침해와 대량학살을 폭로한 공로로 격찬을 받아야 하지, 수감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아웅산 수치는 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한 펜스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비평가들이(critics) 법원의 판결에 오심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재판은 공개적으로 진행됐으며,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법원의 공판에 참석해,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법원의 판결에 오심이 있다고 느끼는 이들이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 짚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감된 두 명의 기자가 적절한 절차에 따라 항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