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르면 앞으로 5년 이내에 석유 시대가 종료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소위 ‘피크 오일’에 대한 각 업계와 전문가들의 전망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예상 시점이 갈수록 앞당겨지는 모습이다.
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11일(현지시각) 런던 소재 싱크탱크인 탄소 추적자 이니셔티브(Carbon Tracker Initiative)는 2023년 원유와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의 수요가 정점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비용 효율성이 높은 태양열과 풍력 등 대체 에너지 시장의 성장을 위한 각국의 정책에 따라 에너지 세대 교체가 성큼 다가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탄소 추적자 이니셔티브의 킹스밀 본드 신에너지 전략가는 이번 보고서에서 “석유 시대의 종료는 단순한 시나리오가 아니라 눈 앞에서 펼쳐지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노르웨이의 리스크 통제 기관인 DNV GL 역시 원유 수요가 불과 5년 뒤 정점을 찍고 하강 사이클로 접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DNV의 레미 에릭센 대표는 보고서에서 “에너지 시대 전환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크 오일에 대한 석학들의 전망이 보다 과격해지면서 석유 업계를 향한 투자자들의 요구가 엄격해지고 있다.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에 얼마나 강한 저항력을 갖췄는지 확인시켜 줄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는 모습이다.
석유 업계의 전망은 싱크탱크와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 동요를 더욱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영국의 BP는 태양열을 포함한 재생 에너지의 성장이 예상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른바 피크 오일이 2035~2040년 사이에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열 더치 셸은 주요국들이 지구온난화에 공격적인 대처에 나설 경우 원유 수요가 2020년대 중반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미국 석유 메이저인 엑손 모빌과 셰브런은 여전히 원유시장의 성장이 2040년에 가서야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석유업계 경영자들은 구조적인 불확실성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데 입장을 함께 하고 있다. 시장 변화가 급격하게 발생할 수 있고, 안이하게 대처했다가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이와 별도로 월가 애널리스트는 여름 휴가철 원유 수요가 걷히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67~70달러의 박스권을 뚫고 내릴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무역 마찰과 신흥국 혼란도 국제 유가에 악재라는 지적이다.
쇼크 리포트의 스티븐 쇼크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원유 수요가 정점일 때 유가가 65~70달러에서 움직였다”며 “수요 둔화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 원유 수요가 하루 2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 종전 전망치 29만배럴에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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