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5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주재 대사관의 폐쇄를 지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파라과이 새 정부가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에서 텔아비브로 다시 이전하겠다는 발표가 나온 지 불과 몇시간 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네타냐후 총리 집무실 측은 파라과이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 이전 소식에 영어로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은 파라과이의 결정이 양국 관계에 먹구름이 끼지 않을까 극도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대사관 폐쇄 조치를 내렸다.
파라과이의 외교장관은 이스라엘의 반응이 "불균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지난달 중순 취임한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정의로운 평화"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적극 변호했다.
예루살렘 성지의 자주권을 주장하고 국제 사회로부터 수도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신임 정부의 재이전 결정은 탐탁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밝히면서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했다. 이에 파라과이 전 정부도 미국의 움직임에 동참해 텔아비브에 있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겼지만 신임 정부가 이를 번복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에서 도시를 정복했다며 예루살렘이 자국 수도라는 입장이고 팔레스타인은 향후 요르단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땅을 되찾아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고 싶어 한다.
사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가 탄생한 성지로써 이스라엘의 실질적 지배 아래임에도 불구, 국제 사회는 어느 국가의 땅이 아닌 '공존의 도시' '국제 도시'로 이곳을 규정하고 있다.
이 소식에 팔레스타인은 두 팔 벌려 환영했다. 2주 전 베니테스 신임 대통령을 만난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외교장관은 파라과이의 생각의 변화를 "팔레스타인의 새로운 외교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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