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워싱턴D.C.에서 진행된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 타결이 불발됐다.
앞서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안 합의를 이룬 트럼프 행정부는 31일(현지시각)을 시한으로 캐나다와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멕시코, 캐나다, 미국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양국 협상 팀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협상을 종료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협상팀 사이에 긴장감은 협상 시한인 이날 오후까지도 팽팽하게 이어졌다. 특히 유제품을 포함한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둘러싼 이견이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캐나다의 대규모 관세가 미국 농가에 커다란 타격을 준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들 지역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이었던 만큼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무역 협상에서 농산물과 유제품에 대한 관세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캐나다 측 협상 대표로 나선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부 장관은 주요 농작물과 가금류, 유제품에 대한 할당 제도인 NAFTA 제19조를 존속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미국 측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양측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블룸버그와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협상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든 미국의 의도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캐나다 현지 언론 더 스타를 통해 전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대해 프리랜드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캐나다가 아무 협상에나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포함해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 측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압박의 수위를 크게 높였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온화한 인물이라고 지칭하며 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고 했지만 트뤼도 총리는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맞섰다.
이날 합의 도출이 불발되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수순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의견 조율이 매끄럽지 않을 경우 멕시코와 양자간 무역 협정을 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의회는 캐나다를 제외한 무역 협정을 승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정치권이 한 차례 소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캐나다 측과 협상이 좌절된 데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의회에 멕시코와 합의한 내용을 승인할 것을 공식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부 외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멕시코와 합의안을 의회에 전달하더라도 캐나다와 추가 협상이 전개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블룸버그는 다음주 미국과 캐나다 협상 팀이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USTR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90일 이내에 멕시코와 협상안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다음주 추가 협상을 통해 캐나다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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