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호주 정부가 결국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华为)와 ZTE(中興通訊)의 5세대(5G) 이동통신망 장비입찰을 배제했다고 화웨이 호주 법인 측이 23일 밝혔다. 화웨이는 그동안 자사 장비에 대한 보안 우려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지만 정부는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고 로이터통신, IT뉴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호주에서 5G 이동통신망 공급을 못하게 됐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화웨이 호주 법인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화웨이와 ZTE의 5G 네트워크 국내 공급을 금지시한다는 정부의 통보를 받았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극히 실망스러운 결과다. 화웨이는 세계에서 5G 네트워크의 선두주자다. 지난 15년 동안 안전하게 무선 기술을 호주에 제공해 왔다"고 밝혔다.
IT뉴스에 따르면 호주 내무부와 정보부는 이날 오전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중국 회사명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부는 외국 정부의 특별 지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공급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허가되지 않은 접근이나 간섭으로부터 5G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데 실패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인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지배를 받고 있고 도청 위험 등 안보를 우려하고 있는 정부에 5G 이동통신망을 관리 감독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며 안전성을 재차 강조했었다.
호주 정부가 중국의 이동통신망 공급을 금지시하면서 양국 간의 관계 역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호주 정부는 화웨이 광대역통신망 설비 제공을 금지했고 지난 5월에는 솔로몬군도가 장거리 해저케이블 부설사업 계약자로 화웨이를 선택하지 못하게 막기도 했다.
말콤 턴불 호주 총리는 중국이 내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의회는 외국 정부의 정치 간섭을 견제하는 내용의 내정간섭법과 외국의 영향 투명성제도법안 등을 통과시켰다. 당시 중국은 터무니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이해도 양국의 갈등 요소다. 호주는 북부 남중국해 수역에서 실시되는 26개국 참여 군사 훈련인 '림팩(RIMPAC·환태평양 연합군사훈련)'에 참가하겠다고 최근 밝히면서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을 외교적으로 지지했다. 호주 해군은 지난 4월 중국 군함과 남중국해에서 대치하기도 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