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강한 반등, 주가도 강세...시장 전문가들 해법 모색 회의적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이달 말 약 3개월만에 무역 협상을 재개한다는 소식에 금융시장은 반색했다.
15개월래 최저치로 가라앉았던 중국 위안화가 강하게 반등했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상승 탄력을 받았던 달러화는 후퇴했다. 터키 사태에 하락 압박에 시달렸던 유럽과 미국 주식시장도 상승 모멘텀을 되찾았다.
중국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최근 수개월간 과격한 관세 전면전을 벌인 세계 양대 경제국이 협상 테이블에 나서기로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달 말로 예정된 차관급 회담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시행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회담이 차관급으로 강등된 것이나 미국 재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를 중심으로 트럼프 행정부 내부적인 이견을 근거로 볼 때 이번 협상에서 돌파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주요 외신들의 의견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회담이 결실을 내지 못한 채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시행할 경우 실물경기와 금융시장 충격이 더욱 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에 중국 대표로 협상에 나서는 인물은 왕셔우원 상무부 부부장으로, 영어에 능통한 무역 베테랑으로 통한다. 그는 미국 재무부의 데이비드 말패스 국제 담당 차관과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미국 주요 언론은 이번 협상이 차관급으로 이뤄지는 만큼 결론에 대한 기대의 여지가 낮은 상태에서 회동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판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IHS마킷의 라지브 비스와스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왕 부부장이 매우 어려운 과제를 떠안았다”며 “협상 재개가 반길 일이지만 ‘딜’에 이르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고, 무역전쟁이 한층 더 고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내부적인 엇박자도 해법 마련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재무부가 이달 말 중국 측과 협상을 준비하는 사이 USTR은 20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시행을 위한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 규모를 10%에서 25%로 높여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소재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USTR이 미국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않는 상황에 협상은 시간낭비”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회의론과 달리 금융시장은 뚜렷한 반전을 이뤘다. 중국 위안화가 홍콩 역외시장에서 6일 연속 이어진 하강 기류를 접고 상승 반전, 장중 한 때 1% 가까이 상승했다. 무역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와 최근 과매도에 따른 반응이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설명이다.
반면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0.1% 소폭 내렸고, WSJ이 집계하는 달러 지수도 0.3% 밀렸다.
터키 사태로 홍역을 치른 유럽 증시가 반등했고, 다우존스 지수가 300포인트 이상 치솟는 등 뉴욕증시도 장 초반 강세를 연출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