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편 검토...靑 게시판에 비난 쇄도
국민연금 보험료 4% 올리고, 수급시기 늦추는 방안 검토
정부 방침 알려진 후 3일 사이 靑 반발 청원, 1600개 넘어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정부가 국민연금 재정 고갈 시기를 늦추기 위해 '더 내고 덜 받는' 구조 재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오는 2060년으로 예상됐던 국민연금 고갈 시기가 2~3년 빨라질 수 있다. 이 같은 내용의 국민연금 보고서는 오는 17일 국민연금 자문위원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소득대체율 유지 여부에 따라 4% 가량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보험료가 9%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은 13%까지 오르게 된다. 뿐만 아니라 현재 60세인 의무 가입기간도 60세에서 65세까지 연장하고, 최초 연금 수급시기를 68세까지 늦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민연금 청와대 청원이 3일 사이 1600개를 넘었다.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쳐] |
정부가 국민연금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10일 이후 지난 사흘 동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600여개가 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국민연금을 차라리 폐지하라는 의견부터 상대적으로 혜택이 많은 공무원·군인 연금까지 폐지해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노년층에서는 그동안 착실해 납부해왔던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불만이 많았고, 젊은층에선 상대적으로 더 불리한 조건이 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터져나왔다. 이른바 세대 갈등의 양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시사한 것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복지부] |
◆ 청와대 청원 "국민연금 폐지해야", "부실기업에 돈 맡긴 느낌"
세대간 갈등 양상도 "지금 받고 있는 세대는 왜 조정 안하나"
'국민연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제목의 청원자는 "나는 당신들에게 내 노후를 책임져 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내 인생은 내가 할테니 의무를 빼라"며 국민연금 폐지와 투자금 반환을 촉구했다.
'국민연금 돌려달라. 원금이라도'이라는 제목의 청원자도 "국민연금을 32년째 착실히 내고 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지만 자꾸 수급 연령을 늦추다보니 이제는 받아보지도 못하고 죽게 생겼다"며 "내가 낸 연금을 원금으로 받고 싶으면 받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든지 아니면 사기 치는 국민연금 관련자는 모두 구속수사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세금, 국민연금은 폐지가 정답이다'라는 제목의 청원에서도 "현재의 국민 연금은 손해를 보더라도 해약도 할 수 없는, 돈이 없어도 무조건 내야만 하는, 그것도 보장도 되지 않는 부실기업에 돈을 맡겨놓은 느낌"이라며 "어마어마한 돈으로 대기업만 지원하는 또 다른 적폐세력"이라며 국민연금 폐지를 요구했다.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통폐합'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 청원자는 "4대 공적연금인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통폐합을 통해 대한민국 공적연금의 정의와 평등을 이룩하자"고 요구했다.
'공적연금은 공무원 노인들의 돈잔치....국민연금 내는 사람은 국민도 아니냐'는 청원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적자인 공적연금은 세금으로 메우는 것이 아니냐"면서 "공적연금이랑 통합하든지 더 이상 국민연금 가입자 봉 취급하지 마라"고 반발했다.
젊은 세대의 반발도 있었다. '이런 국민연금 개혁은 젊은 세대를 더 살기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자는 "젊은 세대들은 더 오래 내고 늦게 수급하고 더 적게 수급하게 만들면서 지금 받고 있는 세대들은 왜 조정을 하지 않나"라며 "그 세대들의 수명은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보다 많이 받는 그 연금을 젊은 세대들이 다 부담을 하라는 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