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여성·아동

속보

더보기

[가정폭력특별법 20년③]"폭력의 악순환, 처벌 강화로 끊어야"

기사입력 : 2018년08월13일 07:00

최종수정 : 2018년08월13일 07:01

가정폭력 특성상 피해자 지속적 폭력에 노출돼
'전담법원 설치', '반의사불벌죄 폐지' 등 요구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수십 년간 폭력을 일삼은 남편을 살해했지만 정당방위는 인정되지 않았다. 지난 7월 2일, 37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살해한 60대 여성에게 대법원은 징역 4년을 확정했다. “연락을 받지 않았다”며 모임에서 돌아온 아내의 머리채를 잡고 유리잔을 던지던 그였다. 남편이 집어던진 장식용 돌로 머리를 수차례 내리치고서야 아내는 남편의 사망사실을 깨달았다.

남편의 매질은 결혼 첫 해부터 시작됐다. 만삭 상태에서 삽으로 두들겨 맞기도 했다.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린 양쪽 가슴엔 당시 상흔이 남아있다. 이혼하고 싶을 때마다 두 아들을 떠올렸다. 남편의 폭력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왔던 아내의 공포와 분노는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가해자-피해자 격리 없인 ‘가정폭력’ 해소 어려워

가정폭력의 비극적 결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1일 “가정폭력은 장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학대치사사건만 봐도 이전에 신고·인지됐던 가해자 사건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가정폭력이 더 큰 범죄로 이어지기 전에 가해자와 피해자를 격리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 교수는 “가정폭력은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가 팽배하다”며 “가해자가 가정에 다시 돌아가면서 피해자가 다시 장기간 가정폭력에 노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분석했다.

변현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가정폭력방지본부장은 “가정폭력에 오래 노출된 여성들은 폭력 남편을 처벌해달라고 말할 수 없는 구조에서 살아왔다”며 “보복이 두려워 참고 살면서 가정폭력은 반복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사건 전담법원 도입 △반의사불벌죄 폐지 등을 가정폭력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법원에 재량권을 줘 판사가 반의사불벌을 양형판단에 기준 정도로만 참고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 "형사처벌 강화" 요구... 차선책은 현행법 보완

가정폭력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뜨겁다. 가정폭력을 중범죄로 보고 강력 처벌하는 미국 등 선진국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미국은 가정폭력 전담법원을 두고 있다. 형사처벌 권한이 없는 국내 가정법원과 달리 미국에선 전담법원이 형사처벌까지 내릴 수 있다. 또 가정폭력 사건에 체포의무규정을 두고 사안이 중하거나 물리적 위험이 우려될 경우 경찰이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가해자를 즉시 체포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교수는 “영미법 국가들은 가정폭력 예방 교육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며 “경미한 보호처분부터 엄중한 무기징역까지 주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변 본부장은 “미국처럼 가해자를 우선 체포하면 이 사건이 중대하다는 것능 가해자 스스로 인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가해자가 유치된 동안 피해자는 안전하게 피신을 하거나 안정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사건현장에 있는 피해자 보호를 더 중시하며 시범운영을 해볼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전담법원을 설치하거나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지 않더라도 현행법 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당부도 이어졌다.

변 본부장은 “경찰조사를 지나 검찰조사 단계로 넘어가면 이미 사건 발생 시점이 상당히 지난 경우가 많다”며 “검찰이 기소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피해자의 상담을 지원하고 전문가 의견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교수도 “장기로 이어지는 가정폭력 특성상 예후를 평가해야 한다”며 “단순히 판결 후 끝낼 것이 아니라 재판부가 3개월·6개월 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zuni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사진
신네르, 생애 첫 윔블던 단식 우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생애 첫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를 3시간 4분 만에 3-1(4-6 6-4 6-4 6-4)로 꺾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고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 정상을 밟은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남자 단식 마테오 베레티니, 2024년 여자 단식 자스민 파올리니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이번 결승은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은 두 선수의 메이저 결승 리턴 매치. 당시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2-3(6-4 7-6<7-4> 4-6 6-7<3-7> 6-7<2-10>)으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당시 트리플 매치 포인트를 날린 신네르는 경기 후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기'라며 절치부심했고 한 달 만에 완벽하게 되갚았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당하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 5패로 앞선다. 신네르는 이날 알카라스 특유의 드롭샷과 로브, 변칙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3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다시 한 번 브레이크로 균형을 깼다. 게임스코어 5-4,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에서 신네르는 평균 200km/h에 가까운 강서브로 트리플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고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파리에서 정말 힘든 패배를 겪었기 때문에 감정이 북받친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다.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계속 노력했고, 그 결과 이렇게 트로피를 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드 코트 메이저에서만 세 차례(2023 US오픈, 2024 호주오픈 포함) 우승했던 그는 이번 잔디 코트에서 처음 정상에 올라 메이저 전천후 강자임을 입증했다.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클레이코트 메이저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신네르는 도핑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따냈고 도핑으로 인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친 올해 5월 초 이후로는 이번이 첫 메이저 우승이다. 반면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통산 6번째 메이저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당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선 여전히 호주오픈 우승이 필요하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을 마치고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그는 "결승에서 지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야닉의 날이다. 훌륭한 테니스를 한 그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치러진 7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전부 나눠 가졌다. 2023년엔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차지했고, 올해는 다시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을 가져갔다. 이제 두 선수는 메이저를 양분하는 확실한 '빅2'로 자리매김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07-14 06:4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