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절반이 주5일 연장근로…"신규채용·노동단축 필요"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전국금융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가 오는 9월 총파업을 추진한다. 금융권 종사자 절반이 매일 연장근로를 하는 현실에서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방안과 임금피크제 조정·정년 연장에 대해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9일 금융노조는 투쟁상황실에서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지난 7일 금융노조는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해 찬성률 93.1%(7만1447명)로 가결시켰다. 전체 조합원 9만3427명 중 7만6778명이 투표에 참여해 82%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금융노조가 시중은행, 국책은행, 지방은행 등 33개 지부 노조원 9만39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시간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총 8179명, 50.9%)은 주5일 3시간 이상의 연장근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금융노조 총파업 당시 [사진=금융노조] |
주60시간 초과 노동자 비중은 7.4%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60.1%가 오후 7시 이후 퇴근하고, 오후 8시 이후 퇴근 비율은 18%로 조사됐다. 이 중 69.8%가 업무량 과다 및 인력부족을 연장근로의 이유로 꼽았다. 특히 기업고객 대면업무 담당직원의 장시간 노동이 가장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금융노조는 최소 3만명 이상의 신규채용을 비롯해 △노동시간 단축 △정년과 임금피크제도 개선 △핵심성과지표(KPI) 제도 개선 △노동이사제 도입 등에 대한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그러나 양측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현재 사측과 노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부분은 임금피크제와 정년 조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양측 모두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세부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후 지부 대표자 회의와 중앙위원회 회의를 열어 향후 구체적인 투쟁 일정과 방법을 정할 계획이다. 내달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지난 2016년 이후 2년 만이다.
이에 앞서 금융노조는 지역별 순위 집회에 돌입한다. 오는 9일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시작으로 20일 부산과 울산, 경상남도, 22일에는 대구권 지역을 순회한다. 오는 29일에는 서울시정광장에서 수도권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아울러 8월 말까지 사측에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고용노동부에 특별 근로감독을 요구할 계획이다. 과당경쟁 억제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 위해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면담도 추진한다.
허권 금융노조위원장은 "현재 금융산업은 고질적인 장시간노동과 과당경쟁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며 "금융노조는 조합원들의 압도적 찬성을 절대 굴복하지 말라는 투쟁명령으로 받아들이며 그간 사측에 대해 총력투쟁으로 되갚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단협 핵심 쟁점=금융노조] |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