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 매출 신장률·구매 금액, 일반고객의 3배 달해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최근 백화점 문화센터를 찾는 수강생이 부쩍 늘면서 업체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속된 폭염으로 방문객과 체류시간이 늘면서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본 백화점들은 문화센터를 통한 집객 효과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백화점 문화센터를 찾는 젊은 직장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각 업체는 이들을 겨냥한 워라밸 테마의 강좌를 대폭 강화했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는 이번 가을학기에 취미·자기개발 등 워라밸 강좌를 봄·여름학기 대비 50% 이상 늘렸다. 전체 강좌에서 워라밸 강좌가 차지하는 비중도 20%로 전년보다 5%포인트 확대됐다.
지난 상반기에도 워라밸 강좌의 수강생이 40% 가까이 증가한 만큼, 근로시간 단축이 본격 시행된 가을학기부터는 직장인 수강생이 더욱 몰릴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해 전체 수강생 중 8%에 불과했던 2030대 수강생 비중이 올해에는 20%까지 확대되면서, 가을학기 워라밸 강좌 비중을 10~15% 가량 늘렸다.
현대백화점도 평일 오후 6시 이후·주말 강좌를 지난해 가을학기 대비 20% 추가 개설했다. 직장인을 타깃으로 1회 1~2시간만 진행하는 ‘원데이 특강’ 역시 1800여개 늘렸다.
백화점들은 문화센터를 찾는 발길에 내심 반색하고 있다. 문화센터가 고정고객 확보는 물론 잠재 소비층을 끌어들여 부수적인 매출 증대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필라테스 강좌[사진=현대백화점] |
실제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 회원의 매출 신장률은 20%로 백화점 전체 신장률(4.6%)의 3배를 웃돌았다. 이들의 월 평균 이용 횟수는 8회로, 월 평균 1.2회 백화점을 찾는 일반 고객보다 내점 빈도가 6배 이상 많기 때문이다. 연간 사용액이 2000만원 이상인 VIP고객의 비중 역시 일반 고객보다 8배 가량 높다.
롯데백화점에선 문화센터 수강생 1명당 평균 구매금액이 363만원으로 일반 고객의 3배에 달한다. 강좌 수강을 위해 정기적으로 백화점을 방문하는 만큼 구매로 연결될 확률이 높고 그만큼 매출 기여도 높다.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문화센터를 건물 지하나 맨 위층에 위치시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위층의 고객 집객 효과가 아래층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워효과'나,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이동하며 구매를 유도하는 '분수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집객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올 여름에도 입증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방문객 수가 전년대비 6.3% 늘자 매출도 4.1% 증가했다. 무더위를 피해 백화점에 방문하는 고객이 늘고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매출도 덩달아 증가한 것.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달 고객의 평균 체류시간이 3시간 30분으로 평상시 대비 50% 늘어나면서 전체 매출도 10.9%나 신장했다. 고객이 몰리자 백화점 식당가 매출 역시 13.1% 늘었다.
이처럼 폭염에 따른 집객 효과로 매출 성장을 거둔 백화점들이 문화센터 열풍에도 기대감을 갖는 까닭이다.
고객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백화점은 문화센터 리뉴얼에 한창이다. 6월에는 건대점과 구리점에서 로비를 확장하고 ‘라이브러리형’ 공간을 재정비했다. 향후 노원점, 안산점 등을 포함한 문화센터도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가을학기를 맞아 드로잉·댄스·필라테스 등 젊은 직장인을 겨냥한 수업을 준비했다. 수강인원 역시 20% 가량 확대하는 등 아카데미 수강생 수요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한 백화점업체 관계자는 “문화센터 강좌를 통해 유입된 수강생들은 잠재적 소비자”라며 “정기적으로 백화점을 방문하는 만큼 비회원에 비해 매출을 발생시킬 확률도 높다. 회사 입장에선 문화 공간이라는 이미지 제고와 잠재 고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 수강 모습 [사진=신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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