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미국 텍사스에 구금된 불법 이민자 가족들이 석방을 요구하며 1일(현지시각)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인권단체 레이시스(RAICES)의 발표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단식 농성을 벌이는 이들은 아들들과 함께 텍사스주(州) 칸스 수용시설에 구금된 아버지들이다. 이들은 당국으로부터 이민 신분에 관한 어떤 통지도 받지 못한 채 억류돼 있다고 호소하며 즉각적 석방을 촉구했다.
텍사스 소재 수용소에서 풀려나는 미등록 이민자들.[사진=로이터 뉴스핌] |
호르헤라는 이름의 남성은 "절망적이다. 감금 생활에 지쳤고 이제 아들들과 함께 풀려나길 바란다"며 불법 이민자 400가구를 대표해 수용소 생활의 고충을 호소한 서신을 레이시스에 전달했다.
아버지들의 시위에 아이들도 가세했다. 아이들은 시설 내 학교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레이시스는 이번 시위에 600명 안팎의 수용자들이 참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단식 투쟁자 수는 파악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무관용 정책의 일환으로 미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이민자 가족들을 격리 수용했다. 이후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면서 미 정부는 격리조치를 중단, 2500여 명의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부모'를 되찾아주고 있다. 정부는 지난주까지 격리됐던 가족들의 절반 이상이 재결합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칸스 수용소에 구금된 재결합 가족 다수가 망명 신청조차 하지 못한 채 기약없이 대기하고 있다고 레이시스는 설명했다.
한편 이민관세집행국(ICE)는 칸스 수용소에서 단식 투쟁이 발생했다는 레이시스 주장을 부인했다. ICE는 성명을 통해 "50여명의 아버지와 아이들이 2일 연좌시위를 짧게 벌이며 이민 신분에 관한 우려를 표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수용자들이 "당국이 제공한 정보에 고마워하며 해산했다"고 덧붙였다.
칸스 수용소에는 텍사스주에서 재결합한 이민자 가족들 중 아버지, 아들 등 남성들만 수용됐다. 여성들은 딜리 수용소에서 지내며 석방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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