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단기 이슈, 내년 1분기 실적 당겨오는 것"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캐피탈 업계가 올 하반기 자동차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인하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개소세 인하가 끝나면 바로 '절벽' 현상이 나타났던 만큼, 캐피탈 업계에 마냥 호재라고 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말리부.[사진=한국GM] |
2일 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개소세 인하가 올 하반기 국내 캐피탈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내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승용차(지난달 19일 출고분부터)에 적용하는 개소세를 5%에서 3.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통상 자동차 개소세가 인하되면 출고가격이 할인돼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다. 이에 개소세 인하는 자동차금융에 주력하는 캐피탈 업계에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캐피탈 업계는 올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받았다. 미국, 한국의 기준금리가 잇따라 인상되면서 조달금리가 상승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캐피탈사에 이는 큰 부담이 된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올초 캐피탈사 조달금리가 25~50bp 오를 때, 비용이 2400~4800억원 늘어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동차금융 시장에 은행, 신용카드사들이 뛰어들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캐피탈사는 이들보나 조달금리가 높다. 예전보다 수익을 올리긴 어려워지고, 비용 부담은 커지면서 캐피탈사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수순으로 관측된 것. 현대(감소율 7%), 효성(26%) 등 일부 캐피탈사는 올 1분기에 순이익이 악화됐다.
하지만 올 하반기 개소세 인하가 시행되면서, 캐피탈사들은 되레 호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캐피탈사는 국내 자동차금융 시장 84%를 차지하고, 또 자동차금융에서 수익의 과반을 얻고 있다. 올 들어 경쟁이 치열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자동차 판매 증감이 캐피탈사 실적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구조다.
다만 효과가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과거 개소세 인하가 끝난 직후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8월~2016년 6월 개소세 인하 혜택이 끝나고, 7월 자동차 판매량이 11만4965만대로 전월보다 28%, 전년 동기보다 13% 줄었다. 전년 동기대비 그해 7~9월 판매 자동차 감소율은 70%에 달했다.
신평사 관계자는 "개소세가 인하된 기간에는 차가 많이 팔리지만, 그 혜택이 끝난 직후에는 자동차 판매가 급감한다"며 "캐피탈사들도 개소세 인하 영향을 받아 올 하반기 실적이 좋아지겠지만, 내년 1분기 실적 일부이 앞당겨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올해 아우디폭스바겐이 영업 정상화를 위해 자동차 가격을 많이 인하했고, BMW와 벤츠가 시장 1위를 놓고 가격 경쟁에 나서면서 상반기에 선수요로 반영됐을 수 있다"며 "또 이번 개소세 인하 기간과 주기도 짧은 편이이서 캐피탈사들의 실적 증가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