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 18~20일 실시한 군사훈련의 타겟이 누구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30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언론은 해당 훈련이 대만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만에선 미일동맹을 염두에 둔 훈련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중국 해경국 소속 선박 [사진=NHK] |
◆ 中언론 "대만이 타겟" 위협
중국 저장성(浙江省) 해사국은 지난 16일 저장성 인근 동중국해에 18일~23일에 걸쳐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계열의 환구시보는 이 사실을 전하며 "저장성 인근 동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이 행해질 것"이라며 "대만독립파 국가분열주의자를 대비하는 실탄 훈련"이라고 보도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훈련 해역은 대만 본섬으로부터 북측으로 약 300㎞ 떨어진 곳으로, 훈련 해역을 그대로 평행이동하면 대만 전체를 덮을 정도로 넓은 범위에서 실시된다.
산케이신문은 해당 환구시보의 기사 표제에 선전포고에 사용되는 '예고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라는 정형문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중국 관제언론이 이 문장을 사용한 건 과거 3차례로 △중국·인도 국경분쟁 △중국·소련 국경분쟁 △중국·베트남 전쟁 등 무력충돌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다.
산케이신문은 "환구시보를 관제언론으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대만에 위기감을 주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이에 대만 국방부는 해당 보도에 대해 "매년 행해지는 정례적인 훈련"이라며 "중국공산당의 위협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중국군의 훈련은 20일 종료됐다. 하지만 대만 중국시보는 "훈련규모가 평소보다 컸다"고 보도했다. 중국시보는 지난 20~21일에 걸쳐 중국해군 함정 40여척이 대만해협을 남하했다며 "태풍을 피하기 위해 남하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이정도 규모의 함정이 해협을 통과한 적은 과거에 없었다"고 전했다.
◆ 대만 내에선 "미일동맹 노린 훈련 가능성있어"
한편 대만의 중앙통신사는 중국의 군사훈련 타겟이 미국과 일본이라는 분석을 지난 19일 내놨다.
중앙통신은 인보전문가를 인용해 "훈련해역을 대만 방향이 아니라 센카쿠(尖閣)열도 쪽으로 이동시키면 훈련의 중심지가 미야코(宮古)·이시가키(石垣) 수역이 되며, 이 경우 훈련의 중점은 태평양 측에서 해군과 공군의 동중국해 진입을 지연시키는 것이 된다"고 했다.
이어 중앙통신은 "이는 대만 공략에 필요한 상륙작전과는 달리 미일안보동맹에 대항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군사훈련을 대만에 대한 압력으로 보는 건 '조건반사적인 사고'이며 국제환경에서 미중대립이라는 요소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중국의 군사훈련이 같은 시기 미국 하와이 인근 바다에서 개최되는 '환태평양합동훈련(림팩)'에 대항한 것이란 견해도 나왔다. 이번 림팩에선 중국의 옵저버 참가가 인정되지 않았다.
다만 산케이신문은 "중국의 훈련은 도중에 중단됐을 가능성이 높아 중국과 대만 당국 모두 의도적으로 정보를 제한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며 "훈련의 실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안개 속에 가려진 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