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익 2조2093억, 전년동기보다 32%나 급감
하반기도 환율불안, 美·中 수요둔화, 에어백 50만대 리콜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현대·기아차의 후진이 제어되기는 커녕 오히려 가속도가 붙은 양상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조원 넘게 줄었다. 하반기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환율불안 등으로 실적회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27일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을 종합해본 결과, 두 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20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32%(1조2900억원) 감소했다. 현대차가 1조6321억원, 기아차가 6582억원으로 각각 37%, 16% 줄었다. 판매는 개선됐지만 환율 및 인센티브 등으로 수익성은 더 악화된 것.
실제로 두 회사의 상반기 판매량은 362만대로 전년 동기(347만대)보다 15만대(0.04%) 늘었다.
반면 수익성은 환율때문에 더 악화됐다. 상반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전년보다 50원 내리고 러시아 루블화 등 신흥국 환율마저 출렁거리며 가격경쟁력이 나빠졌다. 여기다 미국 등 주요시장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낮췄는데 공장 유지비 등 고정비용 부담은 늘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급격한 실적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상반기 악재들이 하반기에도 그대로 살아있다.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국내외 환율은 여전히 불안하다. 현대차는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2분기 1078원에서 1100원으로 올라 수출가격경쟁력 개선을 예상한다. 하지만, 수출 대상국인 신흥국 환율도 올라 판매 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또한 미국에서 에어백 결함으로 50만대를 리콜해야 하는 등 리콜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역갈등에 다른 중국, 미국 등의 수요둔화도 우려된다.
최병철 현대차 부사장은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3% 성장했지만 하반기는 일부 신흥국을 제외하고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감소할 것”이라며 “무역전쟁 확장으로 신흥국 중심 환율 위험 확대와 미국에서 에어백 리콜 불확실성이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하반기 실적 반등 동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재고가 줄어 고정비와 인세티브(판매촉진비) 등 마케팅 비용의 감소를 기대할 수있다. 기아차의 경우 월 재고량이 15만8000대로 2014년 이래 최소 규모로 줄어들었다. 현대차의 인센티브도 6월 1대당 2809달러로 전달보다 12% 내렸다.
신차 효과로 미국, 중국 등 주요시장의 판매량 증가도 기대된다. 신차만 신형 싼타페, 제네시스 G70, K9, K3, 소형 SUV 이파오 등 5종이 넘고 상품성 개선 모델도 투싼, 스포티지, K5가 줄줄히 출시된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 부사장은 “미국에서는 상반기 재고 감소로 수익성 개선 기반이 마련됐고 글로벌 영업환경은 우호적인 환율과 신차로 수익성 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