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의 탈출 작전 개입은 '범죄 행위'
[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시리아 정부가 시리아 시민구호단체인 '하얀 헬멧'의 탈출 작전에 관여한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은 시리아 정부가 23일(현지시각) 하얀 헬멧과 구조 대원 가족들의 탈출을 도운 이스라엘군의 구조 활동을 두고 '범죄 행위'라고 강력하게 규탄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민간구호단체 '하얀 헬멧'의 구조 작업을 이끈 이스라엘 군인이 구출된 하얀 헬멧의 구조 대원들에게 물을 나눠주고 있다. 2018.07.22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이 마지막으로 남은 반군 장악 지역에 대한 공습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민간인 구조 활동을 벌이는 하얀 헬멧마저 지난 22일 시리아를 떠나 요르단으로 탈출했다.
하얀 헬멧의 정식 명칭은 시리아시민방위대(SCD)로 시리아 반군 점령 지역에서 인명 구조 활동을 벌이는 시민구호단체다. 2013년 설립돼, 4000명의 자원봉사자가 지난 5년간 전장 현장을 누비며 11만명이 넘는 민간인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얀 헬멧은 구호 활동 외에도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 무기를 사용했다고 폭로하는 등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알려왔다. 2016년에는 민간인 구조 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한편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하얀 헬멧을 서방국의 지원을 받는 테러 단체로 규정해, 하얀 헬멧의 구조 활동을 규탄해왔다.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하얀 헬멧을 두고 '시리아 내부에 있는 알카에다 조직의 일부'라고 주장하며 하얀 헬멧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에 따르면 이번 구조 작업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몇몇 유럽 국가 지도자들의 요청에 따라 진행됐다. 이번 작전에서 본래 예상한 구출 인원은 800명이었으나 422명만 시리아에서 탈출해, 요르단으로 대피했다.
구조 대원들과 가족들은 이스라엘군의 도움으로 이스라엘이 실질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골란고원으로 대피했으며, 지난 주말 동안 요르단으로 이동했다.
시리아 국영방송SANA는 시리아 외교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구출 작업으로 '하얀 헬멧'의 실체가 드러났으며, 단체의 테러리스트적인 특성이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구조 작전을 비난했다.
한편 요르단 정부의 한 소식통은 통신에 요르단으로 탈출한 구조 단원들이 요르단에서 머문 뒤 석 달 내로 영국과 독일, 캐나다 등의 서방국에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