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의 대규모 통화부양책 조정 가능성에 국채수익률 상승
대형주 실적 발표 앞두고 유럽증시 하락
미달러, 2주 만에 최저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일본은행(BOJ)이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 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23일 국채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한층 고조되며 유럽증시가 하락하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일본은행이 수익률 곡선 통제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일본 국채와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방식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수정하기 위한 예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가능한 완화정책으로 수정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소식이 일본은행의 대대적인 통화부양책이 일부 정상화될 수 있다는 신호로 소화되면서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6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유럽 채권시장 기준물인 독일 10년물 국채인 분트채 수익률도 0.39%로 1개월 만에 최고치를, 미국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도 2.9%로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엔은 미달러 대비 2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일본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에 오는 26일(현지시간) 통화정책을 발표하는 유럽중앙은행(ECB)도 더욱 긴축 쪽으로 기울어지는지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을 비난하고 유럽연합(EU)과 중국을 지목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한 영향에, 6개 주요 통화대비 달러지수가 2주 만에 최저 수준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 국채 수익률 커브도 더욱 평탄해졌다.
“필요하다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세계증시가 하락하고 있다. 다만 기업 어닝 기대감에 하락세는 제한되고 있다.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지수는 0.1% 하락했고,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0.02% 내리고 있다.
이번 주 주요 유럽 기업들의 어닝 발표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 등 무역 논의가 예정돼 있어 유럽증시는 경계감에 하락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수입차 관세가 시행된다면 캐나다달러와 멕시코페소뿐 아니라 유로, 파운드, 엔, 원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달러 하락으로 유로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1750달러로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무역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세계 경제 성장에 하방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연료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에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3주 연속 하락한 후 이날도 배럴당 68달러24센트로 소폭 하락하고 있다.
세계 경제 체력의 척도로 간주되는 구리 가격도 지난주에 기록한 1년 만에 최저치인 톤당 6151달러 부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리 가격은 지난주까지 6주 연속 하락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