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화 강세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지만, 달러화 가치 상승은 부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만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는 지난 19일 1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지난 3개월 간 약 7%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2015년 말 이후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속적인 미국 경제 성장과 꾸준한 물가 상승, 낮은 실업률 등을 배경으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덕분이다.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한 연준은 연말까지 두 차례의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분석가들은 유럽과 일본에서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유지되면서 미국 달러에 더 많은 외국인이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화 강세에 대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달러 강세에 대한 그의 잦은 비판이 얼마나 지속적인 영향을 가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과 20일 CNBC와 인터뷰에서 달러화 강세가 미국 수출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금리 인상이 미국의 커다란 경쟁 우위를 빼앗는다고 주장하면서 연준의 통화 정책을 비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의 일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행정부의 감세 정책은 재정적자를 확대해 정부의 차입 수요를 늘린다. 또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
케임브리지글로벌페이먼츠의 칼 샤모타 전략가는 "긴축적인 통화 정책과 완화적인 재정정책의 운영은 달러 강세를 위한 거의 완벽한 조건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미국으로 달러를 끌어들이고 미국 경제 내에서 자본 흡수를 늘린다"며 그것은 달러화 가치를 들어올린다고 설명했다.
작년 12월 의회를 통과한 1.5조달러 규모의 감세안과 지난 3월 제정된 1.3조달러 지출 법안은 재정적자가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을 이끌어낸 요인이다.
지난 6월 의회예산국 발표에 따르면 미국 정부 부채는 2020년까지 세계 2차 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의 금리 인상과 정부의 차입 수요로 인한 장기 국채 발행 증가는 미국의 장단기 금리를 모두 끌어올려 달러화 강세가 유지되도록 할 수 있다. 지난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전년대비 상승률은 2.9%를 기록했다.
TD증권의 메이즌 이사 수석 외환 전략가는 연준은 재정 부양책의 강화로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재정 부양책 강화는 물가를 추가로 끌어올리고 노동 시장의 구인난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드부시증권의 스티븐 마소카 수석 부사장은 달러화 강세 현상을 바꾸기 위해선 연준이 긴축 정책을 철회하거나 유럽과 일본이 긴축을 시작해야 하는데,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일부는 달러화 강세 원인이 무역분쟁 고조에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주요국 간의 무역분쟁에서 상품 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신흥국 통화를 매도하고 달러화를 사들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사 수석 외환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과 실제 실행하고 있는 것들이 모순된다"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순 없다고 충고했다.
달러화가 단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급격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지만, 분석가들은 발언의 지속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사 전략가는 이는 단기적인 결과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강세를 반복해서 공격한다면 달러화에 대한 충격은 좀 더 지속될 수 있다. 스코티아캐피털의 숀 오스본 수석 외환전략가는 "비난이 계속된다면 달러화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면서 달러화 강세에 불만을 토로한 것도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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