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이란의 석유 수출을 막으려는 미국의 계획에서 중국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이 인용한 한 에너지 부처 미국 관료는 워싱턴의 몇몇 사람들이 미국의 제재 위협 때문에 구매하지 못하는 다른 국가의 이란산 석유 대부분을 중국이 흡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의 이란산 석유 추가 구매는 대(對)이란 제재의 경제적 충격을 약화시킬 수 있고, 무역 분쟁으로 미중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란을 중국과 더 가깝게할 수 있다.
국제 유가는 이란산 석유 수출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제재 계획에 힘입어 급등했지만 중국이 이란산 석유를 사들인다면 최근 하락하고 있는 원유 가격에 추가로 하락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고 트레이더들은 말했다.
이미 해외 석유 기업은 제재에 대비해 이란에서 철수하고 있으며 국제 은행들은 석유 거래와 관련한 대출 요청을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을 지지하지 않는 입장이지만 그리스와 터키 등은 이란산 석유 구매를 줄여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수입량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미 이란산 석유 최대 수입국이다. 회담에 참여한 이란 석유 부처 관리에 따르면 이란은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과 현재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란 관리는 "중국에 석유를 파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당초 미국은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로(0)'로 줄이려 했지만, 최근에는 그 기대를 낮추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소수의 국가에 한해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인도 등이 마지막 제재에서 이란산 원유를 구매할 수 있는 면제를 받았었다고 WSJ은 설명했다.
미국은 제재를 위반하는 중국 기업들을 잡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이란과 관련된 석유 제재를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 적용하는게 우리의 의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 행정부 관리들로부터 브리핑을 들은 한 전 미국 관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사람이 중국이 이란산 석유 수입을 늘릴 것으로 보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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