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수입 당장 중단할 수 없는 상황 고려할 것"
"일부 특별한 상황에 대해서는 귀 열어 놓고 있어"
[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이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에 대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부 국가들의 상황을 고려해 제한적인 제재면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13일(현지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멕시코를 방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차기 대통령과 만남을 갖고 미국으로 귀국하던 중 기자들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므누신 장관은 이날 "우리는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수입을 제로(0)까지 줄이기를 원한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이란 원유수입을 중단하지 못하는 국가들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특정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등 동맹국들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탈퇴를 강행하는 한편 대(對)이란 제재를 재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련국에 오는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이번 주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선진국 및 개발 도상국 재무장관들과 만남을 갖는다.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 문제도 회의장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측된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는 전면적인 제재면제는 없다고 그동안 분명히 말해왔다"면서 "미국은 동맹국들이 이란에 대한 제재조치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특별한 상황에 대해서는 귀를 열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올려가는 과정에서 이란에서 활동 중인 유럽 기업들에 대한 제재 면제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언론 르피가로는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란에서 사업을 하는 프랑스 기업에 대한 제재 면제 요청을 미국이 거절한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6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의 일방적인 제재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제소 이유에 대해 "미국이 일방적인 제재를 불법적으로 재개한 것과 관련 미국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ICJ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란은 미국이 외교와 법률상 의무를 무시함에도 불구하고 법규를 준수해왔다"며 "국제법을 위반하는 미국의 버릇에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지난 14일 이란 국영방송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미국이 현재 이란에 대한 제재 조치로 그 어느 때 보다 고립됐으며, 심지어 동맹국들로부터도 외면된 상태라고 비판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JCPOA 탈퇴 후 이란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발언으로 분석된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