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 위해 공동조달 등 전략적 제휴 모색
소매업 존립 위협하는 ‘아마존 이펙트’가 배경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아마존닷컴 등 전자상거래 업체의 급성장이 기존 소매·유통업체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소매·유통업체들이 제휴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유럽 최대 소매업체인 프랑스의 까르푸와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는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가격 경쟁을 위해 상품의 공동조달 등 전략적 제휴에 정식 합의하기로 했다고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용품이나 식품의 공동구매를 비롯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마케팅에서도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양사는 향후 2개월 내에 정식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며, 전략적 제휴 기간은 3년이 될 전망이다.
데이브 루이스 테스코 사장은 “양사가 손을 잡으면 비용절감을 통해 고객에게 보다 좋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증권회사인 제프리스는 양사의 제휴로 4억파운드(약 60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사의 제휴 배경에는 ‘아마존 이펙트’로 불리는 전자상거래 업체의 급성장이 소매·유통업체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지난해 미국의 최대 장난감 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가 파산을 신청했고, 월마트도 세이유(西友)를 매각하고 일본에서 철수할 방침이다. 유럽에서는 기존 소매업체들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유럽(동유럽 제외) 내 소매판매 시장점유율에서 아마존이 처음으로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2012년 1위였던 까르푸는 2위로 내려앉았고, 테스코는 3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
까르푸는 2020년까지 연간 20억유로의 비용절감 목표를 내걸고 국내 시장에서 슈퍼시스템 U와도 공동조달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으며, 테스코는 PB상품과 신선식품 강화, 비용절감을 위해 지난 4월 식품도매회사 부커그룹을 인수했다.
신문은 “독일계 할인마트 ‘알디’와 ‘리들’이 성장하면서 앞으로 유럽 소매·유통업계에서는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비용절감을 위한 공동조달뿐 아니라 상품 개발 등 폭 넓은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나 재편 움직임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 봤다.
까르푸와 테스코가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가격 경쟁을 위해 공동조달 등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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