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스 2800대 2공장에 배분…가동률 10%→ 30%
비정규직 노조, “신차 배분‧정규직 전환”요구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 한국지엠(GM)이 정규직 전환 등 고용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부평공장 비정규직 노조와 협상에 들어갔다.
부평1공장에서 전량 생산하고 있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를 부평2공장에도 배분한다는 것. 또, 주력인 중형세단 말리부 연식변경의 출시 시점을 앞당기면서 비정규직 설득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평2공장 인력은 정규직 1500여명과 비정규직 330여명 등 1800명이 넘는다. 부평1공장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1500여 명으로 모두 정규직이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GM은 비정규직 노조에 부평1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랙스 14만대 가운데 20%인 2만8000대를 부평2공장에 배분, 2공장의 가동률을 올해 12%에서 내년 30%로 올리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협상안을 제시했다.
한국지엠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는 말리부.[사진=한국지엠] |
연간 18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부평2공장은 말리부와 캡티바를 생산해 왔다. 그러나 주력 차종인 말리부는 판매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66% 급감한 1만1000대에 그쳤다. 캡티바 경우 후속 모델인 중형SUV 이쿼녹스가 국내 생산이 아닌 미국산으로 결정되면서 사실상 단종 한 상태다.
결국 말리부 1개 차종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인데, 한국GM 측은 말리부 생산량이 올해 2만대를 겨우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부평1공장의 트랙스 물량 일부를 2공장으로 넘겨서, 2공장 생산량을 5만대 수준으로 증대,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2019년 하반기 투입하는 트랙스 후속의 일부 물량도 부평2공장에 나누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 연말 출시할 계획이었던 신형 말리부 출시를 1개월 이상 앞당긴 10~11월로 하겠다는 방안도 전했다. 전체 판매의 25%를 차지하는 말리부의 판매가 늘어날 경우 공장 가동률이 상승해 유휴 인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비정규직 노조 측에 물량 분배 등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있지만 수용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경영진 입장에서 현재 최선책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한국GM 경영진의 요구에 비정규직 노조는 신차 배분과 정규직 전환 등으로 맞서고 있다. 노사 임단협 합의에 따라 부평1공장은 2019년 말부터 트랙스 후속을, 창원공장은 2022년부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부평2공장에는 신차가 배정되지 않았다.
한국GM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인력 감축이 실제로 벌어질 경우 정규직 근로자는 남는 인원을 전환 배치하는 등 배려를 하겠지만 비정규직은 무급 휴직에 들어간 뒤 협력업체를 바꿔서 해고하는 수순을 밟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GM 관계자는 “부평2공장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운영개선 방안을 노사간 논의하고 있으나 공장간 생산물량을 나누는 안이 검토되거나 논의된 바 없다”고 전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