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방북 북미관계 중대 기로, 실질적 결과물 없이 귀국할 경우 반전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 시점이 마지노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둘러싸고 회의론이 높은 가운데 이뤄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이번 방북이 양국 관계의 중대 기로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둘기파’ 행보를 취하고 있지만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때문에 미국이 비핵화 시간표를 공식적으로 제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 시점이 김 위원장에게 주어진 시한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내달 훈련이 유예된 상황이지만 2박3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폼페이오 장관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지 못할 경우 말 바꾸기로 정평난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뒤집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길에 오르면서 기자들에게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안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보유한 핵 무기와 고농축 우랴늄, 핵 시설 등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한편 비핵화 시간표에 대한 북한의 입장도 파악하겠다는 얘기다.
북미 정상회담 당시 이른바 CVID(온전하고, 확인 가능하며, 불가역한 비핵화)에서 한 발 물러선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FFI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로 또 한 차례 비핵화 원칙에서 후퇴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신뢰할 수 있는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지 않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더 이상 양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미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맥스웰 연구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당초 을지훈련이 예정됐던 8월 중순까지 실질적인 비핵화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을지훈련을 도발적인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며 훈련 중단은 외교적인 수단을 통한 비핵화를 위해 중요한 결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맥스웰 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모 아니면 도의 기로에 놓였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최소한 핵 시설과 무기 보유 현황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돌아올 경우 상황은 전면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핵화를 선언한 김 위원장이 최근까지 핵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은 꼬리를 물고 제시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는 동창리를 포함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이 폐쇄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이어 플루토늄을 포함한 핵 원료 생산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북한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새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 것도 이 때문이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핵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 시설 공개 여부가 비핵화 의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관련한 서적을 다수 출간한 안젤로 주립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이 최대한 시간을 벌려는 움직임을 취할 것이라는 사실“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에게 뭔가를 약속한다 하더라도 이행 가능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