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북한이 한국 및 미국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핵무기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져, 오는 5~7일 북한을 방문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 이상 북핵 위협은 없다”고 천명한 이후, 북한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민간 연구기관과 언론들이 잇따라 북한이 미사일 발사대와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연료 생산을 늘리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의 진위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수 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 통신에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매우 중요하다. 북한이 결국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기로 결정한다면 최근의 이러한 행동은 미국으로부터 최대한의 타협을 얻어내고자 하는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양측은 마주 앉아 생산적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이번이 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핵무기 실험을 중단하기로 약속하고 여섯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지만, 핵무기 생산을 중단하겠다거나 일방적으로 무장해제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실상 북한의 핵무기와 대량살상 무기 보유 현황은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미 의회조사국(CSR)은 북한이 10~20개의 핵무기를 개발했으며 70여개의 미사일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미 국방 전문가들은 북한이 60개의 핵무기를 개발했으며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외부에 이미 잘 알려진 영변 핵시설 외에도 2010년부터 ‘강성’ 또는 ‘강선’이라는 이름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강성 핵시설의 존재를 처음으로 주장하며, 이 곳에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P2형 원심분리기가 6000~1만2000기 가량 있다고 설명했다.
미 중앙정보국(CIA)도 강성 발전소를 주시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 전직 관료를 인용해, 미국이 강성 발전소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간 철저히 비밀로 유지됐으며, 북한이 강성 발전소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면 북미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가 최근에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남북 및 북미 대화를 진행하면서 함흥에 위치한 미사일 공장을 확장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공장은 아시아 내 미군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고체연료 탄도미사일과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운반체를 생산하는 곳이다.
NYT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주 방북 시 비핵화 계획표를 가지고 갈 것이며, 비핵화는 북한의 모든 미사일 및 무기, 생산시설을 신고하는 절차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잇따른 ‘북핵 은폐설’ 언론 보도를 의식한 적극적인 의지 표명으로,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북한으로부터 실질적 행동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평양으로 향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세 번째 방북을 앞두고 'FFVD'라는 새로운 개념을 꺼내들었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후 7~8일 도쿄에서 한국 및 일본 관료들과 만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final, fully verified) 북한 비핵화’(FFVD)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것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일자 ‘검증’에 역점을 둔 FFVD를 내세운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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