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지방행보에 나섰다고 5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2012년 선거 당시 아베 총리는 지방표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에게 '대패'했었다. 이번 3선에서는 지방에 발목이 잡히지 않도록 미리 표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지방 단속에 들어갔다고 신문은 전했다.
"내년엔 통일지방선거가 있습니다. 더욱 멋진 지역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전력으로 노력하겠습니다"
4일 사이타마현(埼玉県)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사이타마현지부 연합회에선 '아베총재 타운미팅'이 열렸다. 당원 350명을 앞두고 아베 총리는 일하는 방식 개혁법 통과 등의 실적을 언급하면서 '선거의 얼굴'로서 스스로를 어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회합에 앞서 아베 총리는 사이타마시에서 열린 철도박물관 신관 오픈(5일)을 축하하는 식전에도 참석했다. 현지부 연합회 간부는 "아베 총리 측에서 먼저 '철도박람회에 시찰가고 싶다'고 얘기를 해왔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아베 총리의 대항마로 여겨지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타공인 '철도 오타쿠(オタク)'다. 철도에 해박하다는 점은 국민이나 당원에게 친근감을 사기 쉬운 강점이기도 하다.
신문은 이시바 전 간사장 파벌의 간부를 인용해 "(아베 총리의 방문이) 철도팬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 아닐까"라고 경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21일 도쿄 신주쿠 공원 꽃놀이에 나와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베 총리는 4월 이후 당회합 등을 이유로 오사카부(大阪府), 홋카이도(北海道), 시가현(滋賀県)을 방문했다. 사이타마에 이어 오는 7일에는 가고시마현(鹿児島県) 연합회 회합에도 참석한다. 8일에는 미야자키현(宮崎県)에서 망고 재배현장을 시찰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가 방문했거나 방문할 예정인 6개의 지역은 지난 2012년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졌거나 비슷한 표를 획득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원과 국회의원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며, 당원과 의원이 모두 참여하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의원들의 2차 투표로 당락을 결정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선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아베 총리의 한 측근은 "총재선거에서 지방표는 절반"이라며 "총리와 지방 당원을 잇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회장을 맡고 있는 초당파 모임인 '창생일본(創生日本)'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3일 간부회의에서 창생일본 측은 아베 총리가 참석하는 지방연수회를 각 지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22일 국회가 폐회하기 전에 연수회를 개최할 방향이다.
다만 이시바 전 간사장의 '지방 단속'도 만만치 않다. 현재 맡고 있는 직책이 없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신의 파벌 소속 국회의원이 없는 미야기현(宮城県)이나 이와테현(岩手県)을 돌며 지방표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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