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비핵화 협상이 '잘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오는 5~7일 북한을 방문하는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 정부가 제시한 '1년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약속을 받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좋은 대화가 많이 잘 이뤄지고 있다! 8개월 간 북한은 로켓을 발사하지도 않았고 핵 실험을 하지도 않았다. 아시아는 모두 매우 행복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직 야당과 가짜 언론만이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 내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 북한과 전쟁 중이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임박한 가운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자신감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실제로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따른 비핵화 협상의 첫번째 고비가 될 전망이다.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과 방법을 명시하는데 실패했다. 공동 합의문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란 약속만 받은 채 향후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상대로 후속 협상을 벌인다는 내용만이 나와있다.
게다가 '역사적 담판'으로 불렸던 북미정상회담이 종료된 뒤 3주가 지나도록 북한으로부터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는 나오지 않고있다. 이때문에 미국에선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고 싱가포르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평양 방문길에 오르는 폼페이오 장관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이번 방북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과 합의를 얻어내지 못하면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은 미로에 빠질 수 있다. 미국내 비판 여론도 비등점을 넘어설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북미정상회담이 오히려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3일(현지시간) 트위터 내용 [자료=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계정] |
이런 점을 감안해 트럼프 정부는 폼페이오 방북에 앞서 나름대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해놓은 상태다.'1년내 비핵화'와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일 미 CBS 방송에 출연,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1년 안에 실제로 해체하는 방법을 북한과 논의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1년내 비핵화 시간표'를 압박했다.
이어 국무부는 지난 2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일정을 공개하면서 'FFVD' 개념을 새로 제시했다. 그동안 미국이 집요하게 요구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란 개념은 북한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폐기됐고, 북미정상회담에서 사용한 '완전한 비핵화'는 너무 모호하다는 이유에서 새로운 비핵화 개념을 정리해 제시한 셈이다.
트럼프 정부가 스스로 1년 시간표와 FFVD를 제시한 이상 폼페이오 장관은 어떤 형태로든 이에 대한 성과를 거둬야하는 입장이 됐다. 올해로만 세번째 평양을 방문하는 김 위원장과 그동안의 협상 파트너였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을 만나 담판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잘되고 있다'고 언급한 만큼 평양과도 상당한 물밑 교감이 이뤄졌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석좌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모든 핵 무기와 관련 시설 신고에 대한 약속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과 관련한 완전한 신고 약속을 받으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신뢰도 생기고, 향후 비핵화 협상이나 1년내 비핵화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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