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자사주 매입 발표 4336억달러, 사상 최고치
경기 불확실성에 기업들 투자 기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의 상대적인 주가 저항력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무역 마찰이 경기 불확실성을 고조시킨 가운데 펀드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도에 나섰고,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을 제외하면 사실상 매수 세력의 공백이라는 얘기다.
중국, 미국 국기 앞에서 손을 내밀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흥미로운 것은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는 투자자와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공격적으로 나선 기업의 공통 분모가 무역전쟁 리스크라는 사실이다.
관세 협박이 본격적인 무역전쟁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와 기업 수익성 저하를 우려해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했고, 2조1000억달러의 현금 자산을 손에 쥔 기업들은 경기 불확실성에 투자 대신 주주환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
2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트림탭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무역 마찰이 크게 고조된 가운데 뉴욕증시 상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발표가 4336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 1분기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2421억달러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나이키와 월그린스가 각각 최근 한 주 사이에만 150억달러와 10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았고, 다우존스 지수에 편입된 블루칩이 6월 일제히 10억달러 이상 자사주를 사들였다.
반면 투자자들은 주식 ‘팔자’에 잰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주식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237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2분기 주식펀드의 자금 유출은 529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1분기 1.6% 하락한 S&P500 지수는 2분기 3% 가량 급등했다. 기업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자금이 주가를 부양한 셈이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주가 약세 전망이 40.8%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비관론이 40%를 넘어선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B 라일리 FBR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무역전쟁이 가까운 시일 안에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무역 정책이 하반기 경기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을 기피하고 기업들은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기업이 주주들에게 제공한 2분기 배당은 1116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약 8% 늘어났다. 이에 따라 상반기 배당액은 2208억달러에 달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