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진·무역분쟁 부담...인상 시그널도 없었다"
"한미 금리역전폭 관리차원에선 8월엔 인상해야"
[서울=뉴스핌] 김지완 민지현 기자 = 시장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2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고용·수출 등 경제 지표가 부진하고, 미국발 무역전쟁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금통위가 다음달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차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4일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민지현 기자] |
◆ 고용지표 부진으로 7월 금리인상 어려워...금리인상 '시그널'도 없어
3일 시장전문가들은 고용지표 부진이 금리인상을 지연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취업자 수는 2706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2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8년 4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전날(11일) 국내 고용지표가 발표되는데, 고용지표 안 좋게 나오면 소수의견도 나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면서 "만약 고용지표가 안 좋게 나오면 4분기 인상으로 전망을 수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달 수출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가 나왔고, 심리지표도 위축돼 지표가 썩 나아질 것 같지 않다"면서 "7월 인상은 어렵고, 한박자 쉬고 8월 정도 보고 있다"고 판단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분쟁 우려도 있고, 고용우려가 금리인상을 천천히 해야하는 주요 요인이 되는 것 같다"면서 "소수의견으로 7월 금통위는 금리동결이 될 것으로 보고 있고, 금리 인상 시기는 3분기 8월 정도 될거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연내 한번 인상 정도로 보고 있고, 내년에는 연간 두번 정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시그널이 전혀 없었다는 것도 금리 동결 관측 이유로 꼽혔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연구원은 "당장 7월 인상을 하기엔 시장 방향성이 전혀 준비가 안됐다"며 "5월 금통위에서도 소수의견이 없었고, 회의 자체도 도비시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주열 총재의 금리인상의 명확한 스탠스도 부재했다. 인상 시그널이 안 보였다"면서 "갑자기 올리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 덧붙였다.
다만 8월 금리인상도 한미 금리역전폭 관리 차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미선 연구원은 "고용지표가 안 나오고 있지만 한미 금리역전차가 어느 수준에서는 관리가 돼야 한다"면서 "8월에 금리인상 안하고 넘어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 달러 강세 지속되기 어려워, 한미 금리역전폭 확대로 자본유출 가능성은 없어
한편, 시장전문가들은 현재의 달러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한달 전만해도 1070원이었는데 한달 사이에 50원 가까이 튄 이유는 글로벌 경기 우려, 무역이슈, 유로부진 등 불확실성 요인들이 겹쳤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것들이 계속된다면 당연히 불확실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중국 입장에서 글로벌 경기 쇼크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무역분쟁과 관련) 협상에 나설 것"이라면서 "그대로 '다 죽자'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하반기 1055원/달러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문홍철 연구원도 "미국 11월 선거 끝나고 나서는 아래쪽으로 크게 빠진다고 전망한다"면서 "올해는 1100원 밑으로 가고, 내년은 1000원이 깨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선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드러내놓고 보호무역주의, 약달러 정책 등을 추진 중"이라면서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유도하는 걸 감안하면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달러 약세로 전환될 것이다. 달러/원 환율은 1100원을 하회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미 금리차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문홍철 연구원은 "자본 유출은 금리차와 무관하고 환율에 영향을 받는다"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 통화처럼 금리 차이에 의해서 환율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아무 상관 없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윤여삼 연구원은 "주식부분에서는 경기 모멘텀 측면에서 한국기업이 이익이 나지 않다보니까 자본이탈이 있지만 채권쪽은 유의미한 금리차이에서 움직이는 모습은 아니다"면서 "예전부터 금리가 역전이 됐을 때 차익거래 하는 외국인 자금은 유입됐다. 지금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연구원은 "한미 금리차가 100bp 수준으로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대와건전성 지표도 양호하기 때문에 자본유출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한다"고 잘라 말했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