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여부 관계없어…평화조약 체결돼도 주한미군 주둔해야"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최근 한미연합훈련 ‘잠정중단’ 이후 ‘완전중단’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 가운데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6~9개월 안에 훈련을 재개하지 않으면 군사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버월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21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무장지대의 재래식병력 태세를 바꿀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연합훈련은 비핵화 절차와 관계없이 재개돼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벨 전 사령관은 “북한이 병력을 감축하고 재배치하지 않을 경우 내년 2~4월 사이에 연합훈련, 특히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재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한과의 핵 협상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보는지’에 대한 VOA의 질문에 “한미 연합훈련의 목적은 북한에 대한 핵 대응을 준비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면서 “그런 대응은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핵우산과 관련된 전략적 사안”이라고 답했다.
2014년 3월 31일 한미해병대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이 진행되고 있다.[사진=국군 플리커] |
그러면서 “북한이 미 본토를 위협할 경우 미국은 핵무기로 북한을 파괴시킬 권리를 갖고 있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벨 전 사령관은 아울러 주한미군 잔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평화조약이 체결돼도 한국군의 준비태세 강화를 위해 주한미군의 특정 역량을 남겨놔야 한다”며 “정보, 지휘통제 소통, 사격 통합 역량, 그리고 공군력 등이 여기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화조약이 한미 안보동맹을 폐기시키는 상황은 상상할 수 없다”며 “진정한 안보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선 나토국가들처럼 일정 수준의 미군 병력이 주둔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미국) 노스타코다 주(州)의 미사일 기지에는 김정은을 겨냥한 핵미사일이 있다”며 “북한이 한국이나 미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상황을 끝내 버릴 것이다. 이는 협박이 아니고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벨 전 사령관은 2006년 2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주한미군 사령관과 유엔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 사령관을 역임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