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EU 인물 의회 재정 및 예산 관리 요직 차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탈리아 금융시장의 하강 기류가 재개됐다.
이른다 ‘안티 EU’ 성향으로 정평난 인물이 이탈리아 의회의 요직을 차지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정치권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점화된 결과다.
이탈리아 로마 캄피돌리오 광장에서 보이는 유럽연합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21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상원은 유로 공동통화존의 해체를 주장하는 서적을 집필한 경제학자 알베르토 바그나이를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발탁했다.
아울러 포퓰리스트로 꼽히는 동맹당의 클라우디오 보르기 경제 자문관을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유로존 체제에 반기를 든 인물이 의회에서 재정과 예산을 총괄하는 요직을 차지하자 연정 구성으로 진정됐던 정치권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면서 이탈리아의 금융자산을 끌어내렸다. 동맹당이 EU 시스템에 어긋나는 정책 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린 것.
2년물 국채에 공격적인 ‘팔자’가 쏟아지면서 수익률이 장 후반 33bp(1bp=0.01%포인트) 폭등했다. 이는 1주일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14bp 치솟았고, 이에 따라 같은 만기의 독일 국채 수익률 대비 스프레드가 더욱 확대됐다.
이탈리아 증시의 FTSE MIB 지수는 2%% 급락했다. 특히 유니크레디트를 포함해 금융주가 3% 내외로 급락하며 투심 냉각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
유로화도 추가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차이로 인해 연일 하락 압박을 받는 유로화는 이날 장중 0.2% 떨어졌다.
런던 소재 ADA 이코노믹스의 라파엘라 텐코니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번에 의회에 입성한 두 인물이 앞으로 정치적, 기술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이탈리아의 유로존 잔존 여부와 난민 문제 등 굵직한 쟁점을 둘러싼 논란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