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방중이 마무리된 가운데 중국과 북한이 선전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을 '진보적인 지도자'로 묘사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지난주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논의한 뒤 중국 관영 매체는 김 위원장을 북한을 강대국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열망'을 가진 인물로 묘사했다.
[사진= 우리민족끼리 트위터] |
이번주 북한은 한반도 통일을 예고하는 포스터를 게재하면서 회유적인 분위기를 띄웠다. 지난 수십년간 반미 슬로건을 내세우고 남한을 깎아내렸던 분위기에서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방중 이튿날 중국농업과학원과 베이징인프라투자회사의 자회사를 찾았다. 이 두 단체 모두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계획 안에 있다. 농업과학원은 기계와 동물 질병 예방, 하이브리드쌀과 옥수수 종자 생산을 전문으로 한다. 북한이 모두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인프라 회사는 터널 건설과 부동산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국영 기업이다.
전문가들은 국제 제재가 가장 큰 문제이긴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계획을 북한으로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연변대학교의 리 죵린은 "중국과 북한이 농업 기술에 대해 협력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말했다.
이번 주 트위터에는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에 초점을 둔 새로운 선전 포스터들이 공유됐다. 김 위원장의 남한에 대한 지속적인 외교적 접촉 기대와 내부적인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설명했다.
[사진= 우리민족끼리 트위터] |
한 포스터는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4.27 판문점 선언문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포스터에는 "온 겨레가 민족자주의 기치밑에 하나로 굳게 뭉쳐 부강번영하는 통일강국을 일떠세우자!"라고 써있다. 또 다른 포스터는 "조선반도의 첨예한 군사적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위험을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나가자!"고 적혀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외교를 비롯해 평화와 화해를 강조하는 포스터들은 작년 북한의 모습과 상반된다고 설명했다. 작년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수차례 진행했고 트럼프 행정부와 '핵 위협'을 주고받으며 한반도를 전쟁 직전까지 몰고 갔었다.
NYT는 새 포스터에서 반미 메시지 또한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이 반미 선전을 접고 미국에 부드러운 메시지를 발신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을 축하하며 중국과 북한이 이제 세계를 위해 단절된 관계를 회복했다고 표현했다. 미국을 조롱하기를 좋아하는 글로벌타임스는 현재 김 위원장이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부당한 것이라며 그를 두둔하고 나섰다.
이어 싸움에 모든 것을 '카드'로 활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북한은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킬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