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투자실장 지난달 18일 이후 방치
무역전쟁 치열한데 '말로만 위기' 지적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정부가 6월 수출이 위기라면서도 정작 '수출사령관'을 한 달 이상 방치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6월의 수출증가율이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 수출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6월 역대 두 번째인 514억달러의 호실적을 올린 게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도 문제지만 월간기준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린 9월도 증가세를 유지하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확대할 경우 우리기업의 수출기반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전경 [사진=뉴스핌 DB] |
이에 산업부는 지난 11일 무역보험공사에서 민관합동으로 '주요업종 수출점검회의'를 열고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하지만 이 자리에 '수출사령관' 격인 무역투자실장은 없었다. 전임 김영삼 무역투자실장이 지난달 18일 사임한 뒤 한 달 이상 후임자가 임명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출 전선이 위급한 상황에서 후임자를 정하지도 못하고 사표를 수리한 셈이다. 때문에 정부가 말로는 '수출 위기'를 말하면서 내심 느긋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출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기업 환경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무역투자실장을 한 달 이상 방치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것 같다"면서 "정부와 수출업계가 전력을 다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인데 정부는 다소 느긋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느긋함은 통상당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꼭 필요하다며 '신통상질서전략실'을 만들었지만 정원 52명 중 아직 10명 가까이 비어있다. 우여곡절 끝에 실장은 임명됐지만 국장 보직 한 곳도 다음달 이후에나 임명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인사를 늦추는 것은 아니고 절차상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출과 통상분야 핵심 보직의 인사가 늦어지면서 정부의 늑장인사를 보는 업계의 시각은 따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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