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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자 ‘아메리카 퍼스트’ 美 펀드 뭉칫돈

기사입력 : 2018년06월16일 04:20

최종수정 : 2018년06월16일 04:20

유럽 일본 중국 등 경제 성장 둔화..미국이 상대적으로 두각
미 금리 및 달러 상승과 신흥국 혼란도 유동성 흐름에 크게 영향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글로벌 펀드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미국 자산에 공격 베팅, 소위 ‘아메리카 퍼스트’ 전략을 취한 것.

유럽과 일본 및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한편 아르헨티나와 터키를 필두로 신흥국 자산시장이 적신호를 내자 미국 관련 펀드로 뭉칫돈이 밀려들고 있다.

유로화와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15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한 주 사이 미국 주식펀드로 103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글로벌 주식펀드로 유입된 자금 56억달러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은 수치다.

앞서 발표한 BofA의 조사에서 펀드매니저들은 15개월만에 미국 주식에 대해 비중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펀드 자금 유출입은 이와 상응하는 결과를 보인 셈이다.

이와 별도로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이 발표한 데이터에서도 미국 주식 및 채권 펀드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최장기 자금 유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식펀드의 자금 유입은 유럽과 이머징마켓, 일본 펀드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간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

같은 기간 유럽 주식펀드에서 25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했고, 이머징마켓과 일본 주식펀드 역시 각각 13억달러돠 4억달러의 ‘팔자’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 주식펀드에서는 지난 3월 초 이후 350억달러를 웃도는 자금이 유출됐다. 또 이머징마켓 주식펀드의 매도는 2016년 4분기 이후 최장기간에 걸쳐 전개되고 있다. 지난 7주간 신흥국 주식을 빠져나간 자금은 120억달러에 달했다.

미국 채권펀드로 자금 유입이 이뤄진 반면 글로벌 채권펀드에서는 한 주 사이 55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 이는 2월 중순 이후 최대 규모다.

이탈리아를 필두로 정치권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유럽 채권펀드에서 24억달러의 매물이 쏟아졌다. 이는 1년대 최대 규모의 ‘팔자’에 해당한다.

신흥국 채권펀드 역시 8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2014년 이후 최장기 매도 기록을 세웠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하이일드 본드 펀드가 6억3000만달러의 매도를 기록해 6주 연속 자금 유출을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양적완화(QE)의 종료와 미국 경제의 상대적인 호조를 배경으로 제시했다. 미국 경제가 2분기 4.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유럽과 일본 실물경기가 둔화되면서 미국 자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부각됐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의 본격적인 매파 기조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연말 자산 매입 프로그램 종료 결정 등 값싼 유동성 공급이 종료된 데 따라 신흥국과 정크본드를 포함한 위험자산에서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다는 분석이다.

BofA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이 그 밖에 주요 지역과 탈동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판단했다. QE 종료와 상대적으로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투자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는 것.

PGIM의 그레고리 피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자산시장의 변곡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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