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 발언을 두고 일 본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14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발언했다.
주한미군에 대해서도 "주한미군은 현재 논의에서는 빠져 있으며 미래 협상을 봐야한다"고 했지만 "나는 그들(주한미군)을 돌아오게 하고 싶고, 어느 시점에서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정보 수집에 나서고 있다"며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미군 영향력이 저하되면 중국의 존재가 부각되는 등 안보환경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18.06.12 [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미연합군사훈련과 주한미군은 동아시아 지역 안전보장 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 약속을 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는 가운데 우리가 경계·감시를 바꾸는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우려를 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외무부대신도 12일 TV 방송에 출연해 "솔직히 놀랐다"며 "일본의 안보 환경과 자위대의 역할에 큰 영향이 있다"고 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중단되면 주한미군이 유사시 즉각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국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비판해왔던 만큼, 동북아 지역의 군사 균형이 변화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신문은 또한 방위성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재작년 6월부터 한미일 3개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상정해 실시하고 있는 합동 훈련도 자연스럽게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해당 훈련은 미사일 추적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이다.
주한미군의 감소·철수에도 일본 정부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싱가포르에 외교·안전보장 사령탑인 야치 쇼타로(谷内正太郎) 국가안전보장국장을 사전에 파견해, 존 볼턴 미국 국가안전보장 담당보좌관을 만나는 등 미 정부의 의향을 확인한 바 있다.
다만 신문은 한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야치 국장의 면담으로 '주한미군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니 문제 없다'고 안도했었지만, 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관련) 돌발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 주한미군 이어 주일미군 축소 가능성도…
신문은 "북미 간 협의가 진전해 미 정부가 주한미군을 대폭 감소하거나 철수를 진행하면 일본에 미칠 영향도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외무성 간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 밸런스가 변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미군 기지가 집중한 오키나와(沖縄)에서 주일미군을 축소하라는 주장이 강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고타니 데쓰오(小谷哲男) 메이케이대 준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축소로 인해, 주일미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면 미일동맹의 상호 운용성은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반면 주일미군도 비용이 많이 든다고 여긴다면 무역문제와 얽혀 미일 관계가 어려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고 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