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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담판' 지켜본 주요국들 반응은

기사입력 : 2018년06월13일 04:01

최종수정 : 2018년06월13일 04:01

중국-러시아 "대북 경제 제재 완화해야"
이란 "트럼프 핵협정 불시에 파기하는 인물" 북에 경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기의 담판’을 지켜본 주요국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비핵화의 구체성이 여전히 결여됐다는 비판이 없지 않지만 일본과 유럽 등 주요국은 전세계의 평화를 향해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한 한편 이란이 북한에 미국과 핵협정과 관련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는 등 정상들은 회담 이후 행보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새 역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그는 “반 세기 이상 적대적인 관계였던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대등한 입장으로 한 자리에 마주 앉은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 것”이라며 “이날 회담을 새 역사를 창조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겅 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내고 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과 그 결과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도 일단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북미 회담에 앞서 평양을 방문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남을 가진 사실만으로도 긍정적인 일”이라며 “양국이 매우 중차대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북한의 비핵화를 더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비핵화의 구체적인 쟁점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 완화에 한 목소리를 냈다. 비핵화 선언이 이뤄진 만큼 고강도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한편 북한의 실물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겅 솽 대변인은 “북한의 비핵화 수순에 맞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가 폐지돼야 할 것”이라며 “안보리가 이를 위해 외교적인 측면에서 앞장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류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도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와 아울러 북한에 경제적인 협력의 물꼬를 터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이번 회담이 온전한 비핵화라는 결실로 이어질 것을 바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에 대한 성공적인 해법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풍부한 자원과 성실한 노동력을 갖추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일본 정치권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여전히 최우선적인 쟁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납북자 문제를 북한과 직접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는 결정에 변함이 없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유럽은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후 반드시 필요하고 중차대한 만남이었다고 강조하고, 이는 한반도의 온전한 비핵화가 성취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간, 북미간 우호적인 관계 구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신임 총리도 도쿄를 방문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좋은 결과에 이르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 모두 특정 사안을 양보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국제 인권 감시기구인 인권감시단(Human Rights Watch)은 양국이 내놓은 공동 선언문에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이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김정은 정권의 핵 무기는 강제 노역을 통해 얻은 결실이며, 주민들의 식량을 무기와 바꾼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인권 문제가 다뤄지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김정은 정권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북한이 미국과 어떤 형태의 핵협정을 체결하든 트럼프 대통령이 예기치 않게 무효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가 2015년 체결한 이란 핵협정에서 발을 뺀 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워싱턴 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미군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실제로 한반도에 배치된 군사력을 축소할 경우 중국에 커다란 선물을 주는 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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