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장소에서 아이맥 맥북프로 등 애플 제품 사용 포착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전세계가 지켜본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만큼 세간의 이목이 쏠린 곳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사용한 애플 제품들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무실에서 포착된 애플 제품 <출처=로이터> |
아이맥부터 맥북 프로 등 애플의 다양한 대표 상품이 김 위원장의 손에 들린 모습이 수 천명에 달하는 취재진의 앵글에 포착, 화제를 모았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사이버보안 업체 레코디드 퓨처는 네트워크 분석 결과 김 위원장을 포함해 회담에 참석한 고위 관료들이 아이폰을 포함한 미국 IT 기기들을 사용해 싱가포르 현지에서 전화 통화와 이메일, 문자 등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블룸버그와 주요 외신을 통해 김 위원장이 회담 장소에 다양한 애플 제품을 소지한 모습이 수 차례 공개됐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자 사실상 유일한 우방국인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포함해 첨단 IT 기기들을 쏟아내며 미국 기업들과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이 샤오미나 화웨이가 아닌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은 눈 여겨 볼 만한 대목이라는 평가다.
레코디드 퓨처는 이날 보고서에서 “북한의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북한 고위 관료들이 일상적으로 미국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들의 통신 및 장비 사용은 지극히 제한적인 실정이다. 북한 당국이 허용하는 소수의 웹사이트만이 접속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때문에 적극적인 네트워크 사용은 고위 관료들이 남긴 흔적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아울러 미국이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경제 제재를 주도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다수의 애플 제품을 소지한 것은 북한의 지하 경제를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은 지난 2014년 21만5862달러 규모의 전자제품을 북한에 수출했다. 이를 정점으로 수출은 급감했다.
또 북한에 판매된 미국산 IT 기기는 대부분 구형 모델이거나 과거 소프트웨어에서 작동하는 제품이라는 것이 레코디드 퓨처의 주장이다.
블룸버그는 수 천대의 제품이 과거 수년간 북한으로 불법 유입됐다고 주장하고,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그 밖에 참모들이 사용한 애플 제품이 밀수품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앞서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 북한의 엘리트 층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최첨단 IT 기기를 상당수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뜩이나 북한의 해킹과 사이버 테러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리스크를 더욱 높이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