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성수기철 앞두고, 인도장 일회용품 쓰레기난 우려
"온통 뽁뽁이 포장·비닐팩…쓰레기통도 한 가득"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황 모 씨(28)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인도장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면세품을 받고 당황했다. 기초화장품 서너개와 아이라이너·팩·향수 등 부피가 크지 않은 제품을 구매했는데 커다란 비닐팩을 한가득 건네 받았기 때문이다.
확인해 보니 아이라이너 제품 하나에 박스 포장과 일명 '뽁뽁이'(비닐 에어캡)가 둘둘 감겨 있었다.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였다. 황 씨는 "깨지거나 손상 위험이 크지 않은 상품도 무조건 뽁뽁이 포장을 했다"면서 "바로 제거할 건데 쓰레기만 한 봉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 공항 면세점 인도장, 여전히 일회용 쓰레기 '수북'
비닐 에어캡(뽁뽁이) 등 일회용품 <사진=게티이미지> |
여름철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공항 내 면세점의 일회용품 쓰레기나 과대포장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면세품 인도장에서 일회용품 쓰레기가 과다 배출된다는 지적은 몇 년 째 이어졌다. 최근엔 일회용품 절감 바람도 불고 있어 면세업계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일 찾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품 인도장에는 쓰레기 수거장이 마련돼 있었다. 대다수 출국객은 이곳에서 면세품을 받자마자 포장지를 뜯어 버렸다. 짐을 최소화하고 케리어에 담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큰 쓰레기통 3개가 놓여 있었지만 이미 꽉 차 있었다. 쓰레기통 주변에도 뽁뽁이나 비닐 봉지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
제품마다 뽁뽁이 포장을 되어있다 보니, 몇 개만 뜯어도 종이 박스부터 뽁뽁이 비닐이 줄줄이 나왔다. 시내 면세점이나 온라인몰을 이용해 대량 구매한 해외 관광객들도 인도장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외국인 관광객 4명이 사온 물건의 포장을 모두 뜯고 인도장 쓰레기 칸에 버리고 가더라"며 "되팔 목적으로 화장품을 수십개 이상씩 구매한 것 같았는데 많은 양의 쓰레기를 인도장에 두고가는 모습이 보기 안 좋았다"고 강조했다.
◆ "보따리상이 문제"… "과대포장 줄이려는 노력 아쉬워"
실제로 여행객이 급증하는 성수기에는 인도장에 줄을 선 사람만큼이나 일회용 쓰레기도 급증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다른 직장인 B씨는 "뽁뽁이는 파손 위험을 막기 위한 건데 제품 하나하나 씌우거나 몇 겹씩 감는 건 과대포장 같다"면서 "비닐 재질의 일회용품 이용은 줄이는 방향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면세업계 관계자는 "따이공(보따리상)들이 공항에 다량의 쓰레기를 버리고 가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안다"면서 "주문한 면세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손상이나 파손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택배처럼 박스나 뽁뽁이로 포장해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액체류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뽁뽁이 포장을 하거나, 비닐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최근엔 기업들이 친환경 소재 포장지나 포장 용기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회용품 절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도 대안을 고민하는 추세"라며 "가죽·플라스틱·유리 등 제품 소재에 따라 포장 방식을 달리하고 과대포장을 줄여야 서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점 인도장에 포장된 면세품이 놓여있다.(참고) <사진=온라인블로그 화면 갈무리> |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