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창구 단일화" vs 복지부 "학회 제외 논의 불가"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간의 제2차 의정실무협의체가 오는 14일 예정대로 열릴 전망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MRI 급여화 논의의 창구 일원화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협은 MRI 급여화 의사소통 창구를 의협으로 단일화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복지부는 개별 학회도 함께 의견조율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협은 지난 9일 시도의사회장단 회의를 통해 의정실무협의체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한 차례 파행을 겪었던 의정협의를 다시 보이콧할 경우 의협이 정부 건보정책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달 11일 의정실무협의체 첫 만남 당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왼쪽)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의 모습.[사진=김근희 뉴스핌 기자] |
특히 내년도 의원급 수가협상 과정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탈퇴한 가운데 의정실무협의체까지 깨버리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내부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의료계 한 관계자는 "수가협상을 대하는 정부 태도에 강한 반감을 드러낸 의사회장들이 협의체 불참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어렵게 재개된 의정협의인 만큼 대화채널을 끊지말고 인내심을 갖고 논의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말했다.
어렵게 의정실무협의체 2차 회의가 열리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하반기 시행될 MRI 급여화와 관련해 의협과 복지부 사이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8일 대한신경학회·대한신경외과학회·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영상의학회·대한재활의학회 등 5개 학회를 만나 뇌·뇌혈관 MRI 급여화 대화 창구를 일원화했다며, 복지부가 의협을 통해 의견조율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 관계자는 "5개 학회와 만난 결과 급여기준 외 비급여를 존치시켜야 하고, 의협으로 정부와의 창구를 일원화 해야 한다는 두 가지 원칙에 동의했다"며 "이에 따라 학회는 당분간 빠지고 의협과 복지부 양자 간에 회의를 진행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MRI 급여 기준, 범위, 수가, 비급여 존치 등 관련 학회와 논의할 세부사항이 존재해 의협과의 협의와 별도로 학회와의 협의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학회와의 접촉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손영래 예비급여 과장은 "의협이 말하는 창구 단일화가 복지부와 의협 양측만 모여서 결정하자는 것이면 제대로 일을 진행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실제로 하반기에 급여화를 추진하는 뇌 관련 MRI는 해당학회가 아니면 내용을 모른다"며 "투박하게 얘기해서 의협과 학회, 복지부가 함께 논의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학회를 제외하고 의협과 복지부 양자 간에 대화를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