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베 총리에 "모든 것은 태도의 문제"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꼼꼼한 준비보다는 직감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고 CNN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동에서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모든 것은 태도의 문제”라고 말했다.
북미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 보좌관들은 북핵 프로그램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정보를 망라해 대통령에게 제시했다. 하지만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지 않고 있으며 대신 자신의 직감에 의존해 김 위원장을 대면하려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준비가 매우 잘 돼 있다. 너무 많이 준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태도의 문제다. 성공 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의 회담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아시아에서의 비즈니스 협상 경험을 믿고 북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의 성격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또한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12일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협상 능력이 길을 이끌어 줄 것이라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보다 정통적인 협상 방식을 고수하기를 원하는 미 행정부 관료들과 미국 동맹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자유분방한 접근법에 우려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올해 초 마라라고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 준비와 공동 입장 수립을 위해 한·미·일 3각 협력그룹을 만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CNN이 보도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자신의 직감을 따라 북미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협상 능력을 자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일본 관료들이 트럼프의 이러한 태도에 적잖이 놀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본능적으로 대북 경험이 많은 직업 관료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북핵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했고 오히려 심화됐는데 왜 이들 관료의 조언을 들어야 하느냐고 화를 내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준비 과정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 미 관료 중 김 위원장과 가장 많이 대면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독대하며 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잡아두기 위해 짧은 시간 동안 이뤄졌다.
장황한 설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얻지 못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 보좌관들이 지도와 차트를 이용해 북핵과 관련한 기술적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트럼프 보좌관들은 핵의 기술적 문제를 논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밀리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회담의 성공 여부는 사람들이 이를 진정 원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석과 사석을 망라하고 자신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책을 이끌어낼 최고로 준비된 협상가임을 재차 강조해 왔다. 그는 역대 대통령들의 실패를 계속 부각시키며 과거 협상은 아래서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다른 정상들과 관계를 맺은 방식을 김 위원장에게도 적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즉, 개인적 친분을 쌓아 협상을 성공시키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다른 정상들과 쌓은 개인적 관계의 프리즘을 통해 국가 간 관계를 보는 경향이 있다고 CNN은 진단했다. 아베 총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개인적 성격이 맞아 양국 관계도 잘 맞는다고 보지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경우 자신과 성격이 맞지 않기 때문에 독일과 미국의 관계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김정은 닮은꼴'로 유명해진 홍콩 출신 배우 하워드X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코스프레로 유명한 데니스 앨런이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멀라이언 파크에서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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