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2년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앙은행이 2차례나 개입에 나섰지만, 헤알화 매도세를 잡기엔 역부족이다. 미 달러화의 강세 속에서 경제와 정치적 불안을 겪고 있는 브라질의 헤알은 아르헨티나 페소와 터키 리라에 이어 취약한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브라질 헤알 그래피티[사진=로이터 뉴스핌] |
7일(현지시간)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헤알 환율은 3.90헤알까지 올랐다. 헤알화 가치는 이틀간 4%, 2분기 들어 15%나 급락해 2년간 최저치로 하락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5일에 이어 이날도 통화 가치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명목 가치 20억 달러 규모의 외환 스왑 매도 개입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개입이 이뤄진 후에도 달러/헤알 환율은 3.89헤알대를 유지하고 있다.
헤알의 취약성은 최근 미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보이자 바로 실체를 드러냈다. 트럭 노동조합의 파업과 불안한 경제 성장세, 10월 대선 등은 최근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화 강세 속에서 헤알화 매도세로 이어졌다. 달러화 강세는 상대적으로 신흥국 통화 가치를 낮추고 미국 금리 상승은 미국 외 국가 자산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라틴 아메리카 최대 경제를 자랑하는 브라질은 최근 몇 년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정치적 변화에 대한 기대로 금융자산 투자를 유치해 왔다. 그러나 지난 3월 중앙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8%로 하향 조정한 것에 반영됐듯 브라질 경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브라질의 서비스 업황은 올해 들어 첫 위축세를 보였다.
지난달 트럭 운전자들의 파업과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 일부 종업원들의 조업 중단 사태는 이미 인기를 잃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더욱 깎아내렸다. 이달 들어선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의혹으로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면서 불안감은 증폭됐다.
UBS의 조르지 마리스칼 신흥시장 최고투자책임자는 “우리는 세계 유동성 사이클의 변곡점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차입비용이 상승하고 값싼 자금의 이용이 끝났으며 달러는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리스칼 책임자는 이어 “브라질의 경우 이것이 지역적인 취약성에 더해진다”고 지적했다.
RBC 캐피털 마켓은 보고서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과 선거까지 경제 불안정 우려가 브라질 헤알의 지속적인 랠리를 막을 것”이라면서 “높은 변동성 또한 헤알의 매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은 지난달 큰 폭의 통화 약세를 보인 아르헨티나와 터키, 인도네시아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투자자들은 달러화 강세와 위험 회피 분위기 속에서 신흥국 투자를 피하고 있으며 취약성이 큰 국가들의 통화는 두드러진 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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