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이병모 재판 다스 임직원 등 증인 출석
검찰 “다스-다온-홍은프레닝 대여금 변제에 이병모 관여”
이병모 측 “대여금 상환, 경영 판단...관여할 권한 없어”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검찰이 자동차부품업체 다스 임직원을 증인으로 불러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다스 비자금 조성에 적극 관여한 정황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검찰이 자동차부품업체 다스(DAS)를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라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22일 오전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 굳은 표정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5일 이 국장의 횡령·배임 등 혐의 3차 공판을 열고 강경호 다스 사장과 김모 재경팀 차장, 이영배 금강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 국장이 다스 비자금 횡령에 관여했고, 이를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때문에 이날 증인신문에서 이 국장이 다스 횡령 범행에 관여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강 사장에게 “다온은 다스에게 빌린 108억원 중 40억원을 지난해 12월 21일 변제했는데 이 자금은 홍은프레닝으로부터 무담보 대출을 받은 것”이라며 “이 과정을 다스 재경팀 김 차장과 이 국장이 논의했다”고 물었다.
강 사장은 “그건 몰랐다”면서 “홍은프레닝 통장과 인감도장 등을 이 국장이 갖고 있었다. 그래서 둘이 상의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강 사장은 다스 자회사인 홍은프레닝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강 사장은 또 “홍은프레닝의 자금 관리나 처리 등 절차를 누가 맡느냐”는 물음에 “이 국장으로 쭉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다만 “홍은프레닝이 다온에 40억원 대여를 결정한 건 이시형 전무지만 저한테 보고했었다”며 이 전무가 홍은프레닝 직함이 없었으나 당시 다스 기획본부장을 맡아 자회사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일이라 설명했다.
검찰은 다스 재경팀 김모 차장에겐 다스 자회사인 홍은프레닝 자금 40억원이 다온을 거쳐 다스에 들어간 구체적인 정황을 캐물었다.
김 차장은 “이시형 전무가 홍은프레닝에 40억원이 있으니 그걸 다온에 빌려주고 다스-다온 상환에 사용하라고 저한테 직접 지시했다”며 “홍은프레닝 정모 부장에게 연락하자 이병모 국장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이 국장과 그 과정을 논의했다”고 했다.
검찰은 다스가 자회사 다온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금융기관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에도 108억원을 빌려준 이유도 확인했다.
김 차장은 검찰이 “증인은 다스가 계열사인 다온에 아무런 담보 없이 108억원을 빌려준 것은 다온이 이시형 전무 소유였기 때문이라 진술했다”고 묻자 “그렇다. 하지만 빌려주지 않을 수 없던 상황이었다”며 “다온이 부도 나 부품 공급을 못하면 다스도 무너지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병모 국장 변호인은 “홍은프레닝 자금을 다온에 보내 다스에 상환토록 한 건 다스와 다온 모두 재무구조가 양호해지는 경영 판단”이라면서 “홍은프레닝 40억원을 다스에 배당하면 배당세 15.4%를 지출하게되고 법인세 산정에 불리해져 결국 30억원 밖에 못받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국장이 김 차장에 전화해 대여금 상환 과정을 논의한 건 이시형 전무의 지시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한 것”이라며 “이 국장은 (홍은프레닝) 경영에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다스의 자회사 홍은프레닝과 2009년 다스 관계사 금강에서 8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또 홍은프레닝을 통해 이시형 전무 소유 다온에 40억원을 무담보 특혜 대출해준 배임 혐의, 이 전 대통령 차명 재산 관리 내역 등을 일부 파기한 혐의도 있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