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위기의 J노믹스] "오너일가 교체"무성한 소문에 미래투자는 후진

기사입력 : 2018년06월07일 06:30

최종수정 : 2018년08월13일 10:41

작년 초 재벌개혁 노골화하며, 엘리엇 등 헤지펀드에 투자기회 열어줘
삼성, 금산분리 강화법 통과되면 20조원 주식들 투기자본의 먹잇감
"기업 기 살리기 없고, 전방위적인 압박만"... 4차산업에 투자 위축 유발

[서울=뉴스핌] 한기진 김지나 기자 = 지난해 상반기 증권가에는 수상한 소문이 돌았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새 정부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하자 엘리엇이 투자기회의 낌새를 채고 물밑작업에 나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재벌개혁’을 위해 시민단체 출신의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이같은 소문은 급속히 퍼져나갔다.

당시 김상조 위원장은 “4대그룹 중 현대차를 제외하고는 순환출자가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다”면서 “지배구조 개편은 공깃돌을 옮기는 수준의 작업이 아니다"라며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도록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했다.

정부의 재벌개혁 등 반기업정서로 인해, 산업계가 큰 위기에 빠졌다. [사진=뉴스핌]

◆ 수상한 소문 1 : “엘리엇이 J노믹스 약점 알아챘다”

지난 4월3일 소문속의 엘리엇은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지분 1%를 갖고 있다”면서 ‘신속한 현대 지배구조 제안(The Accelerate Hyundai Proposals)’ 레터를 투자자에게 보내 “글로비스와 모비스의 모듈과 AS 부문 분할합병을 반대한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지배구조 방안은 사실 미래자동차 개발보다는 공정위가 원한 그림이었다. 실제로 공정위도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엘리엇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1, 2위인 ISS와 글라스 루이스까지 동원해 분할합병을 무산시켰다. 현대차그룹은 미래사업체제로 전환이 중단됐고 경영 불확실성은 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재벌개혁 명분의 압박카드로 현대차그룹을 정조준하고 지배구조 개편 시한까지 못 박은 것은, 기업이 경영권 방어에 큰 돈을 쓸 수 밖에 없다는 약점을 대놓고 홍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단기 헤지 펀드에 최고 먹잇감은 지배구조와 같은 약점이 노출되고 특히 시간이 촉박한 기업”이라며 “엘리엇은 2016년말 투자잔액이 전년보다 60억달러 줄어든 133억달러로 총알(투자 자금)이 넘쳐나던 시기였는데, 정부가 압박하는 현대차를 노칠 이유가 없다”고 했다.

◆ 수상한 소문 2 : “삼성이 위험하다”

요즘 증권가에는 수상한 소문 ‘버전2’가 돈다. “삼성도 곧 해외투기자본에 털릴 거다.”

삼성그룹은 국회에서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매각 주식가액을 환산하면 약 20조원 안팎이다. 내부에서 처리하기 막대한 규모인데다 외부에 매각하게 될 경우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15% 밑으로 떨어져 그룹 지배력이 약화된다. 기업 지배구조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엘리엇 등 헤지펀드가 공격하기 딱 좋은 대상이다. 

◆ 수상한 소문 3 : “재계 오너 몰아내려”

산업계에는 반기업 정서 분위기로 기업의 오너 일가를  몰아내려 한다는 횡횡한 소문이 돈다. 그 첫번째 대상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일가다. 이들은 현재 경찰과 검찰은 물론 국세청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11개 부처의 동시다발적인 수사·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 목적은 갑질과 밀수 등 형사법적인 것이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조 회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올라, 그동안 대한항공을 세계 굴지 항공사로 성장시키면서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그럼에도 가족 관리를 제대로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재계 이미지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물러날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리스크로 사회적 책임이나 사과를 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권까지 위협하는 게 최근 사회적 분위기로 변하는 중”이라며 “이는 주주재산권까지 침입하는 것으로 헌법 23조(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를 어기도록 정부가 부추키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무성한 소문과 추측이 현실로도 나타나자, 산업계의 심리가 바짝 위축되고 결국 신규투자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겼다.

OECD가 27개국을 조사한 기업의 3월 ‘기업확신지수(BCI)’는 우리나라가 98.44로, 가장 낮다. BCI 100 이하도 덴마크와 유일하게 포함됐다. BCI는 100을 넘으면 6개월 뒤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본 기업이 많음을, 100을 밑돌면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이 많음을 뜻한다.

반면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세계 각국 기업들은 자국 경기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3월 독일의 BCI는 102.05, 일본은 101.53, 미국은 101.38 등을 기록하고 있으며, OECD 국가 전체 평균도 101.18을 나타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전경련 산하) 경제정책 팀장은 “현 정부 정책은 지배구조, 노동, 조세, 비용증가 등 기업인의 투자마인드를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기업 기(氣) 살리기는 없고 압박만 하기 때문에 4차 산업 등에 신규 투자를 거의 못하도록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hkj7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