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달러, 이탈리아 정국 위기에 6개월 반 만에 최저치 부근
이탈리아 증시 전날 2.1% 하락한 데 이어 2.6% 하락 흐름 지속
이탈리아 조기 총선, EU 탈퇴 여부 묻는 국민투표의 장이 될 가능성 있어
엔, 스위스프랑, 미 국채, 독일 분트채 등 안전자산 상승랠리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탈리아 정국 위기가 한층 신화되면서 유럽 금융주들이 이틀째 대대적인 매도세에 몰렸으며 유로는 미달러 대비 6개월 반 만에 최저치 부근으로 떨어졌고 이탈리아 단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이탈리아에서 조기 총선이 개최되면 이는 사실상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의 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치 리스크에 가장 민감한 이탈리아 단기 국채 수익률은 80bp(1bp=0.01%포인트) 오르며 2013년 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므로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단기물을 대대적으로 내다 팔고 있다는 의미다.
유로는 미달러 대비 6개월 반 만에 처음으로 1.16달러에 형성된 지지선을 뚫고 내려갔으며, 스위스프랑 대비로도 하락 중이다.
유로/달러 추이 [자료=블룸버그] |
이탈리아 증시의 주요 지수는 전날 2.1%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2.6% 급락하고 있다. 특히 은행주들이 전날 4% 급락한 후 이날 5% 폭락하고 있다.
존 하디 삭소방크 외환전략 헤드는 “이탈리아 위기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 미국 S&P500 지수가 이미 주요 지지선을 뚫고 내려갈 기세”라고 전했다.
이어 유로화를 수호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2012년 약속을 상기시키며, “이탈리아 위기가 지속되면 EU 측에서 공식 대응이 있을 것이다. 지금이 ‘무엇이든 해야 하는’ 때”라고 말했다.
스페인에서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국민당의 부패 스캔들 때문에 불신임 투표에 직면해 유럽의 정치적 혼란을 더했다.
스페인 국채와 유럽 채권시장 기준물인 독일 국채 간 수익률 격차는 122bp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 증시의 IBEX 지수는 2% 가까이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0.6%, 중국 블루칩 지수는 0.6%, 홍콩 항셍지수는 0.7% 각각 하락 마감했다.
미국 S&P500 주가선물지수도 오름폭을 모두 반납하고 0.5% 하락하며 뉴욕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미달러는 안전자산인 엔화를 제외한 모든 주요 통화 대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달러는 5월 들어 1년 반 만에 최대 월간 오름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달러로 차입하는 신흥국이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는 엔 대비 11개월 만에 저점을, 또 다른 안전자산인 스위스프랑 대비 6개월 반 만에 저점을 각각 기록했다.
전날 메모리얼데이로 휴장한 이후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883%로 6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증산 기대에 미국 산유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있다.
미국 원유 선물은 6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5거래일 연속 하락할 전망이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 배럴당 74달러49센트로 약 3주 만에 최저치까지 내려간 후 이날 소폭 반등하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추이 [자료=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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